학부모 문의 빗발… 유치원들 ‘진땀’
“똑같은 세금내고 왜 우리만?” 원성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최근 고교 무상급식 시행에 합의하면서 영유아부터 초·중·고교까지 급식비 걱정 없는 시대가 열렸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지만, 정작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인천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자체가 관리하는 어린이집의 경우 무상급식이 추진됐지만, 시교육청이 관리하는 유치원은 제외됐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 사립유치원들이 학부모들 성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시가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면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영유아부터 초·중·고까지 무상급식을 실현했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학부모들이 “내년부터 급식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라고 확인전화를 걸어오기 때문이다.
인천 연수구에서 사립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A씨(51)는 “각종 광고물을 보고 학부모들이 전화를 거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는데만 한참이 걸린다”며 “유치원에 다녀서 우리 아이만 지원을 못 받는 거냐며 화를 내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인천 남구의 한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 B씨(34)도 최근 인천시가 영유아 무상급식을 이뤄냈다는 소식에 급식비 부담을 덜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사립유치원은 아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B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들도 어린이집 부모들과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왜 우리 아이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건지 모르겠다”며 “무상급식을 이룬 도시라고 홍보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했다.
박진원 사립유치원연합회 인천지회장은 “보육료 지원 역시 유치원만 차별을 받았는데, 이제는 먹는 급식비까지 차별을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누리과정을 통해 유치원에 일부 금액을 지원하고 있고, 그 금액 속에 급식비도 포함돼 있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편성 등 별도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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