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샹들리에… 실용성 있는 로봇 조명… 예술 옷 입은 폐자원, 작품이 되다
6연발의 권총에 빈 와인병 5개와 1병의 가득찬 와인병 한발이 장착돼 있는 것이 단번에 ‘러시안 룰렛’을 연상케했다. 또 전시관 한켠에는 버려진 100개의 와인병을 페인팅해 100가지 종류의 폐와인병 예술을 전시해놓기도 했다. 그 쓰임새를 다해 버려진 폐와인병들이 예술이라는 옷을 입어 오히려 더 화려해 보이기까지 했다
‘업사이클(upcycle)’은 기존 재활용에서 벗어나 폐자원에 예술, 디자인을 더해 고부가가치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새로운 자원순환의 패러다임이다. 이날 전시관에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업사이클 아트를 보려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아이와 함께 전시장을 방문한 김정희 씨(45)는 “이미 버려졌지만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다시 예술작품으로 재활용된다는 게 재밌고 신기하다”며 “작가들이 재활용품을 보는 안목이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재희 씨(41)도 “업사이클 아트가 더 활발해져 환경도 살리고 좋은 예술작품도 많이 탄생했으면 좋겟다”며 “다음 전시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 환경교육도 같이 하며 전시를 둘러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본연의 쓰임새는 다했고 가치를 상실했지만 업사이클 작가들의 눈에 띄면 예술작품으로 다시 ‘재활용’된다. 이에 광명시에 위치한 ‘업사이클아트센터’는 버려진 폐자원들로 다양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버려진 것들에 예술이라는 생명을 불어넣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 업사이클을 통해 생활 속에서 필요한 물품 등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업사이클을 건축에 접목시킨 ‘에코 건축학교’도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 단순히 업사이클의 의미를 넘어 환경, 자연, 건축의 관계를 탐구하고 건축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건축가로서 꿈을 키우는 게 주요 골자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건축 디자인 수업을 통해 ‘에코 건축디자이너’라는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전시에 참여한 조병철 업사이클 작가는 “업사이클 아트는 현재 시민들이 보기에는 난해하고 또 생소할 수 있는 분야”라며 “그러나 미래에는 결국 보편화가 될 미래를 선두하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사이클 아트를 통해 유명해진 작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이 시장은 제자리걸음이다”며 “관람객들에게 ‘이런 재활용품도 상품화가 될 수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업사이클이라는 분야가 예술계에 성공적으로 안착돼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_허정민기자 사진_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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