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오 161207 (4)
새해 아침, 경기문화재단 가족들에게

천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에겐 여느 해보다 의미를 가진 새해 아침입니다.

최근의 한 영화에서 보면, 저승사자들은 천년동안 49명의 귀인을 환생시키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천년을 맞은 우리는 그렇게 해서 오늘 아침 이 자리에 함께 모여 있으니 모두 축하드립니다. 새해 벽두부터 저승이야기를 해서 미안합니다.

지난해는 재단이 스무살이 된 해로, 우리 모두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받은 바 있습니다. 2017년을 시작하면서 저는 여러분에게 ‘설렘’이란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설렘으로 우리는 경기도를 동분서주하며 도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문화예술의 공유와 문화복지의 실현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괄목할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경기도의 문화예술에는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있었습니다. 경기도민의 문화향유 매개자로서 경기문화예술이라는 커다란 플랫폼 아래 창작, 공연, 나눔, 지원 등을 통해 문화를 체험하게 했습니다. 또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문화재생 전략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경기천년사업을 준비하면서 오프라인 플랫폼,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도민의 생각을 직접 들었습니다. VRㆍAR 등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고, ggc와 CRM 등 경기컬쳐 빅데이터를 구축하여 운영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창작센터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로 참여 작가와 도민이 소통하는 작업을 했고, 경기북부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서도 많은 일을 했습니다.

경기문화재연구원에서는 남한산성 유적의 발굴조사, 문화재 돌봄사업, 북한산성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위한 노력이 있었고, 경기학연구센터에서는 마을기록보존 등의 아카이빙 사업을 했습니다.

또 도내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 수준의 보존관리ㆍ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기초조사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뮤지엄에서는 많은 변화가 모색되었습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부분적이지만, 5개 도립뮤지엄의 무료개방은 도민의 문화복지를 위한 경기도의 정책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지난해 뮤지엄 이용객은 165만여명으로, 2016년 대비 약 13% 정도 증가했습니다.

경기도박물관의 경기천년 기념특별전, 경기도미술관의 ‘가족체험전’과 화성ㆍ동두천 등과의 협업으로 진행한 경기도 공공미술 프로젝트, 백남준아트센터의 국제예술상 수상작가 특별전인 ‘당신이 시작하라’, 실학박물관의 ‘홍대용 2017-경계없는 사유’, 전곡선사박물관의 ‘구석기 비너스가 부르는 노래’,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컬러풀 정글’ 등 뜻있고 좋은 작업들이 있었습니다.

또 뮤지엄파크 3개관과 실학박물관의 로비와 아트샵을 전면개편하고, 미디어를 통한 인터랙티브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뮤지엄의 기능을 확장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일을 했습니다. 모두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관에 대한 위상 개선으로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우리가 경기도민의 문화생활 확산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을 썼다면, 그 결실은 2018년, 올해에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올해의 결실이 분명하게 우리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올해는 천년만에 찾아온 경기문화의 정체성을 발현할 기회이자 새로운 지향을 시작하는 해입니다. 경기문화의 의미는 대한민국 문화의 원형을 만들었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한 해 동안 크고 작은 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질 것이고, 그것은 앞으로 천년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 일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자부할 만 합니다. 이를 통해 여러 실험들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도민에게 문화민주주의를 체험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하나 축적될 자산을 어떻게 아카이빙하고, 콘텐츠 플랫폼으로 연결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합니다. 그 자체가 경기문화예술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행할 문화예술사업은 각 연령과 계층이 고루 누리는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 문화의 범위는 생활, 건강, 음식, 창작 등으로 보다 폭넓게 확대되어야합니다.

이제는 작은 규모의 커뮤니티 작업과 그런 단위의 문화기획자 양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상상캠퍼스가 우리의 미래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커스 페스티벌 등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공감 사업이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문화유산 보존관리를 위한 공공성의 확산과 정교한 매뉴얼의 수립도 시급한 일이고, 경기학은 경기도 정체성 연구방향을 제대로 짚어내는데 집중되어야 하겠습니다. 이 역시 플랫폼 구축이 중요합니다.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는 다양한 문화플랫폼을 만드는 일들이 생활화되어야 합니다.

뮤지엄의 새로운 변신도 시작될 것입니다. 스마트뮤지엄 사업과 아트샵 개편은 2단계로 전곡선사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을 대상으로 실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6곳의 뮤지엄은 아직 딥 러닝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있지만,

각각의 미디어 월을 통해 도립 뮤지엄은 물론 세계 뮤지엄의 소장품들이 고객에게 체현될 것입니다.

또 우리는 충분하지 못하지만, 뮤지엄의 숙원이었던 소장품의 수집을 위한 불씨도 살려냈습니다. 이 불씨가 경기도립뮤지엄 6곳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훌륭한 씨드머니가 될 것인가의 결과는 이제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뮤지엄은 고객인 도민에게 질 높은 볼거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무료 운영되는 뮤지엄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는 좀 더 부지런해져야합니다. 고객이 재미있고 공감하는 특별전시와 상설전시, 체험 중심의 고객 편의를 위한 시설 개선 등은 뮤지엄의 동료들이 올해 경주해야할 과제입니다. 특별전은 연구를 바탕으로 규모 있고, 책임감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획되고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합니다. 세심함과 디테일이 함께 있어야 하겠습니다.

최선의 고객관리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의 노력은 도민의 입을 통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입니다. 아직 절차가 남아있지만, 3개 뮤지엄이 있는 용인 상갈근린공원을 중심으로 2021년까지 4개년 계획으로 쉼과 엔터테인먼트가 함께하는 G뮤지엄파크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기도박물관은 20년 숙원사업인 리모델링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G뮤지엄파크는 문화재생을 통해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가족 중심의 테마파크로 탄생할 것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될 CRM과 맴버십인 ‘문화인(文化人)’은 우리가 접하고 있는 고객인 도민의 문화생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가이드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생활문화플랫폼을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업은 “미래의 창조적 마인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미래사회는 사람들의 소통과 공유가 관건입니다. 4차산업혁명에서 문화는 더욱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로봇시대에 인간의 자아를 보다 뚜렷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문화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그 일을 해야 합니다. 그 가운데에 당장 우리의 고객인 도민에게 문화를 즐기고 만끽할 수 있는 재미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를 통해 행복한 맛을 느끼게 해 줍시다. 그러려면 우리가 먼저 재미있고 즐거워야 합니다. 우리가 그러지 못하면 도민이 즐겁지 못하고, 재미있지 못합니다.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한 국제문화교류는 우리의 문화예술을 한층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일상에서 우리의 작업에 대한 최소한의 외국어서비스가 이루어져야겠습니다. 우리가 시급하게 보완해야할 일입니다. 또 남북간의 문화교류도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올해 재단 방향으로 제시하는 나머지 하나는 ‘임팩트를 중요시 하는 경영마인드’입니다. 그러려면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매뉴얼이 마련되어야합니다. 물론 5~7년 정도의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을 올해하려고 합니다. 당장 그간에 축적된 지적자산을 직원들이 충분히 공유해야겠습니다.

그 관건은 수평적인 소통관계에 있습니다.

재단 리더들에게 당부말씀을 드립니다. 직원들과 수평적 리더십으로 소통해주시기 바랍니다. 동료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리더십과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보완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재단은 경기도 문화예술의 중장기적인 정책방향의 수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우리 재단의 방향성은 생산-보급을 넘어 공유와 확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단계로 2019~2024년의 중단기적인 방향과 2단계로 2020~2030년의 장기적인 방향에서의 정책 수립에 힘쓰겠습니다. 예측이 가능하고, 도민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경기문화비전을 만들겠습니다. 보편적인 문화복지가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만족입니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해마다 이때면 새로 시작하는 1년을 잘 지내라는 의미로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올해 대박나라’ 등등의 덕담을 주고 받게 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전부터는 ‘황금돼지띠’, ‘붉은닭띠’ 등, 띠 앞에 좋은 뜻을 덧붙여서 좋은 기운이 더욱 가득하기를 기원하곤 합니다.

2018년, 올해도 역시 ‘황금개띠해’랍니다.

따뜻한 마음의 여유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갑시다.

경기문화재단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2018년 1월 2일 새해아침

대표이사 설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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