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향한 戀情 고백… 임병호 시인 신간 ‘詩에 의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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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여일(餘日) 의탁할 곳은 詩밖에 없네/ 세상에서 누구를, 무엇을 믿고 살겠는가/ 바라건대 詩여! 더 푸른 영혼을 주소서 (詩에 의탁하다)

 

시인은 짧은 시로 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다. 임병호 시인이 신간 <詩에 의탁하다>를 냈다. 열아홉번째 책이다. 시인은 제목처럼 시를 향한 연정을 고백하며 남은 생 동안 시에 더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이번 시집은 80여 편 작품을 엮었다. 시인이 그동안 살아오며 느낀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새롭게 보이는 일상을 조명한다. 옷장 앞에서 자신이 죽은 뒤 자식들이 옷을 태워버리기 전에 미리 골라 없앨 거라고 말하는 백발의 아내, 꽃이 핀 조원어린이공원에서 노래부르는 아이들의 모습, 첫눈을 보고 봄날 꽃잎의 혼신인지 낙엽의 환생인지 고민하는 화자의 모습 등이다. 시인은 담백하고 담담하게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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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드러난다. 경남 하동군 서교리 김재석 이장님, 돌아가신 아버지, 일상을 함께하는 아내 등을 보고 쓴 시에서는 가까운 이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임병호 시인은 수원 출생으로 1966년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를 창립한 이후 회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시학>의 편집·발행인이자 사단법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이다. 국제PEN한국본부 33, 34대 부이사장, 주간,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 등을 맡고 있다.

 

채수영 문학비평가는 “임병호 시인은 시에 전 생애를 담는 오로지 시와 더불어, 시와 함께 보폭을 맞추는 우직하면서 꾸준한 시심을 일군다”면서 “욕심 없는 투명성의 정서를 시로 담아내는 자연스러움에서 소곤거리는 가락으로 독자의 가슴을 찾아온다”고 평했다. 값 1만원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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