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박정, 스포츠로 남북 해빙무드 조성 ‘숨은 공신’

지난달 아리스포츠컵 유소년축구대회 열린 中 쿤밍 방문
北 관계자 등 만나 평창 참가 요청… 공동 입장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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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관련, 우리와 실무적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관계가 해빙무드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여당 경기 의원들의 숨은 노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여당 경기 의원들이 지난해 연말 북측과 물밑접촉을 가진 결과라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수원무)은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남북한 모두에게 좋다고 제안했는데 북측이 크게 부정하지 않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북한 체제의 특수성 상 대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이 필요한 만큼 부정하지 않은 것 자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이어 김 의원은 “다만 현 상황에서 지나친 확대 해석은 삼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엔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북측의 참가에 초점을 두고 최소한의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과 같은 당 박정 의원(파주을)은 제3회 아리스포츠컵 2017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기간인 지난해 12월21일 중국 쿤밍(昆明)에서 북한의 4·25 체육위원회 체육원장(차관급)인 문웅 실무 총단장 등을 만났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쿤밍에서 문 총단장 등 북한 측 체육 관계자들에게 올림픽 참가 의사를 타진한 지 사흘 만에 북측과 접촉,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당시 김·박 의원은 김기혁 4·25 축구단장과 북측 체육외교담당 공무원 등과 함께 비공식 오찬을 갖고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는 탁구 국가대표를 지낸 유승민 IOC위원과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이 배석했다.

 

이들은 오찬에서 과거 9차례에 걸친 국제스포츠 대회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의 성과 등을 언급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박정 의원은 “우리 측이 ‘과거에도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이 공동입장을 했던 적이 있지 않느냐’고 묻자 북측이 ‘시드니 올림픽 때 함께 했다’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유승민 IOC위원이 있었던 만큼 양측이 지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으로 출전해 ‘만리장성’(중국)을 넘어 우승했던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박 의원의 발언은 북한 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유도하는 신의 한 수였다.

 

오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문 총단장이 이어진 티타임에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북측 인사들이 오찬에서 나눈 대화를 보고했을 것이고 문 총단장이 나타나 인사를 한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봤다”고 소회했다.

 

이와 함께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참석한 선수단과의 포토타임 시간에서도 북측 인사들이 오는 6월 평양에서 열리는 아리스포츠컵 대회와 관련, “평양에서 만나자”고 제안하자 김 의원이 “평창에서 만나자”고 화답하는 등 따뜻한 기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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