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를 색다르게 표현한 두 한국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vs시어머니와 며느리 갈등 사이 낀 남편의 다큐 ‘B급 며느리’…17일 개봉

▲ 그것만이 내 세상 (1)
▲ 그것만이 내 세상
새해를 맞아 경쟁이 치열한 극장가에 색다른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영화 두 편이 17일 개봉한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형제 이야기를 다뤘다. 바로 주먹만 믿고 살아온 전직 복서 ‘조하’,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진태’다. 동생 진태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조하는 어느날 17년 전 집나간 엄마 인숙과 조우하며 진태를 만난다. 서로의 존재를 모르던 형제는 함께 지내게 되며 웃음과 감동을 쌓아간다.

 

두 형제는 성격과 외모, 좋아하는 것도 달라 서로를 멀게 느낀다. 조하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한 복서지만 지금은 별 볼이 없는 ‘한물간 복서’다. 진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으며 엄마를 의지해 살아왔다. 게임과 라면을 좋아하며 피아노에 대한 애정을 보인다. 보고 듣는 그대로 피아노를 연주할 정도로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둘의 연결고리인 엄마가 한달간 집을 비우며 형제는 위기를 맞는다. 서로를 어색해하던 두 형제는 점차 가까워지며 형재애를 쌓아간다.

 

배우 이병헌이 형 조하를 맡는다. 겉으로 무뚝뚝해 보이는 조하는 진태를 귀찮아 하면서도 챙기고 걱정하는 속 깊은 인물이다. 이병헌은 이번 영화에 출연하며 “주 종목을 만났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표현해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충무로에서 연기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박정민이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진태로 분한다. 어눌한 말투, 끊임없이 움직이는 손동작 등 섬세한 연기부터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까지 소화해냈다. 둘의 호흡을 주목할 만하다. 12세 관람가

▲ B급 며느리 (2)
▲ B급 며느리

영화 는 사실감 있는 다큐멘터리다. 최근 웹툰, 소설, 드라마 등 ‘며느리의 삶’을 다룬 작품들이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년에 약 8천 쌍이 고부갈등을 포함한 가족 내 갈등으로 이혼한다. 이렇듯 한국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흔히 볼 수 있다. 영화 는 남편이 아내와 시어머니의 갈등을 카메라로 관찰하듯 따라가며 보여준다.

 

영화는 아내 진영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매일 말이 바뀌는 시어머니를 비디오로 찍어달라는 것. 남편인 선호빈 감독은 고부 갈등의 심각성을 느껴 응했다. 이 영상을 본 주위 동료들은 재미있어했고 선감독은 이 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다큐멘터리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에는 시어머니, 아내, 남편 등 각자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갈등을 다루면서도 각각의 캐릭터가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 공감을 이끌어낸다.

 

“명절 때 시댁에 안 내려갔어요. 그래서 완벽한 명절을 보냈죠”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며느리 진영, “B급이나 돼? F급이야!”라고 외치는 시어머니 경숙, 둘 사이에 끼어 새우등 터지는 남편 호빈은 서로의 고민과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은 ‘2017년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작에 노미네이트되고, ‘2017년 제4회 춘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인정받았다. 12세 관람가

▲ 그것만이 내 세상 (2)
▲ 그것만이 내 세상 
▲ 그것만이 내 세상 (3)
▲ 그것만이 내 세상 
▲ B급 며느리 (3)
▲ B급 며느리 
▲ B급 며느리 (4)
▲ B급 며느리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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