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천72원… 새해에도 빠른 속도 하락
업체 “경영 악화에 입지 더 좁아져… 눈앞이 캄캄”
“수출 중소기업은 올 한해 회사를 꾸려가기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다 환율까지…. 어떻게 살아남을지 막막합니다.”
평택에서 진공포장필름 등을 제조, 수출하는 A사는 이달 말 올해 경영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새해 들어서도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출에 비상이 걸린데다, 올해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납품 가격마저 오르고 있어 보여 수익성 악화가 뻔하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환율이 1천100원대는 넘어줘야 중소수출기업이 대응할 여력이 되는데, 올해 초부터 경영악화에 빠져 있다”며 “당장 올해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환 변동성에 취약한 수출주도형 중소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납품 가격 상승마저 현실화하고 있어 채산성 악화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천72원에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중순 1천100원 선 아래로 내려간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 8일 한때는 2014년 10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1천50원대 밑으로 내려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5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기업 51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사업계획상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평균 1천90원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납품가격 상승도 수출 중소기업이 대응할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납품업체에서 최저 임금 인상의 부담분을 납품 가격에 반영하다 보니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다. 수출기업은 환율이 하락해도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하락분을 수출 단가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안성에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수출업체 B사 대표는 “지난해부터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어 사업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납품업체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5~10%가량 단가 인상을 요구해 와 또 다른 복병을 만나게 됐다”며 “그렇잖아도 원화 강세로 경쟁력이 없는데 가격 인상까지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당수 수출 중소기업들은 원화 강세에다 납품가격 인상, 원자재 값 가격 상승으로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수출 중소기업의 환율 대응력을 높이고자 관련 교육과 환변동 보험 지원 등을 준비 중”이라며 “납품가격 인상 등 수출업체의 이중고와 관련해서도 고충을 듣고 대응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