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등 문의사항 있어도 제때 답변받기 힘들어…해킹, 세력 놀이터 되기도
[서울=경기일보/백상일 기자] 연락처가 없고, 보안 관리가 허술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이 거래소를 차리면서 자신들의 연락처를 표시하지 않는 등 깜깜이로 운영하고 있다.
중견 거래소 중 한 곳인 고팍스는 홈페이지 접속하면 회사에 직접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명시되지 않았다. 고객지원 포털을 운영하지만 게시판 형식으로 질문을 받아 처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전화나 이메일 주소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메신저 아이디를 올려놓긴 했으나 이마저도 FAQ형식의 정해진 답변만 가능하고 질문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문의사항이 있어도 제때 답변을 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이 업체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해 질문을 남겼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답변은 오지 않았다.
문의사항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받지 못해 이용자 간 정보 비대칭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일부 세력들이 가상화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다른 회원들을 상대로 시세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 업체에서 지난 주 새롭게 상장한 가상화폐는 상장 초기 180만원을 호가 했으나 10분이 채 되지 않아 시세가 급락하면서 상장 당시 가상화폐를 매수한 회원들은 10여분만에 자산이 90% 이상 급감하는 피해를 입었다.
한 회원은 “새로운 코인이 상장된다기에 전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구입 했지만 사자마자 시세가 급락했다”며 “코인에 대해 문의해 설명을 들었다면 이렇게까지 손해를 입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또 다른 회원은 “가상화폐 투자는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상장하는 업체가 아니라도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면서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잘못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홈페이지에 적힌 주소가 실제 사무실 소재지와 다른 곳도 있었다. 일부 언론보도에서 이 업체의 사무실 주소지에는 아파트만 있었으며 업체 대표로 명시된 운영자를 아는 주민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유령 거래소라고 불리기도 했다.
사무실 소재지에 실제 회사가 존재하지 않거나 사무실이 있더라도 원거리에 있어 방문이 힘들 경우 고객들이 불만이나 문제점을 업체에 전달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허술한 보안 관리로 거래소가 해킹당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곳도 있었다.
유빗은 해킹을 당한 뒤 거래소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고객들에게 손실을 떠 넘기고 폐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폐업 결정 뒤에 회사를 다시 매각하기로 하면서 고객들을 속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이 업체는 고객들의 손실분을 매각 후 보상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는 본인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거래소의 안정성도 살펴야 불의의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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