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밤에 배출한 것 아니다”…정확한 오염 발생 원인 찾는 중
[서울=경기일보/백상일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철가루가 날려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8일 당진시와 현대제철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약 1km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 밤사이 철가루가 날려 차량 유리 등에 쌓였다. 주민의 신고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당진시는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일부를 현대제철에 보내 성분확인을 요청했다.
나머지 시료는 당진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1월 초 국과수의 성분 분석 결과를 받은 당진시는 현대제철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당진시 관계자에 따르면 분석결과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는 철과 탄소, 먼지 등 성분이 검출됐다.
당진시 관계자는 “주민의 민원이 발생해 현장을 찾아보니 차량 등에 철가루가 쌓여 있었다”며 “이를 채취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의 어느 지점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했는지 정확이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서 나온 성분 분석 결과를 현대 측에 전달했다”면서 “철가루가 현대에서 나왔다는 것은 현대 측에서도 인정했으며 정확한 배출 지점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당진시에 따르면 현재 공장에는 100여개의 굴뚝이 있다. 이중 24개에는 실시간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측정하는 TMS가 설치돼 있다.
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TMS를 설치해야 하는 굴뚝에는 모두 규정대로 장비가 설치돼 있고 여기에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었다”며 “현재는 TMS가 설치되지 않은 굴뚝이나 철광석, 코크스를 보관 중인 곳 등 철가루가 배출될 가능성이 있는 곳을 확정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또 “야간에 철가루가 쌓였다는 점에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면서도 “일부러 야간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배출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가루가 발생해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이 맞다”며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확한 발생 지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에만 오염물질을 배출한다거나 하는 일은 공정상 있을 수 없다”며 “다만 시설 보수나 개선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측에서는 성분 분석을 진행한 곳이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라고 설명했으나 당진시 확인결과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성분분석을 하지 않고 국과수에 의뢰해 조사한 것이 맞다고 재차 밝혔다.
국과수에 따르면 당진시에서 대전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 대전국과수는 본원으로 이관했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을 운영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환경오염 피해 호소 등이 계속되자 지난 해 2월 충남도, 당진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 4천600억원을 투자하는 공동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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