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이 21일 남측을 방문, 평창동계올림픽 계기로 15년 만에 성사된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날 점검단은 강릉을 찾아 황영조기념체육관과 강릉아트센터를 살펴본 데 이어 22일 서울의 공연 시설들을 둘러보고서 공연 장소와 세부 내용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올림픽 개막 전날 전야제 형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큰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공연의 무대로는 강릉아트센터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점검단이 서울에서 둘러볼 시설들이 정해지긴 했지만 비공개”라며 “국공립 공연 시설 중심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문할 공연장은 3~4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물망에 오르는 곳은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이며, 일각에선 장충체육관과 잠실학생체육관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장충동의 국립극장은 전쟁 후 남북 문화예술분야 교류의 물꼬를 튼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 때 북한 예술단이 공연했던 곳이다.
그 뒤 1990년 첫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성사된 남북 음악인들의 첫 합동공연인 ‘송년통일전통음악회’ 두 번째 공연도 여기서 열렸다. 국립극장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오페라 공연 등이 가능한 1천563석의 해오름극장을 비롯해 달오름극장(512석), 별오름극장(100여석), 돔형 공연장인 KB청소년하늘극장(732석)을 갖추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1990년 ‘송년통일전통음악회’ 첫 번째 공연이 열렸으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5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 공연과 같은 해 8월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의 합동연주회가 개최됐다. 예술의전당은 2천523석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과 오페라, 발레, 뮤지컬 공연을 하는 2천305석의 오페라극장 등이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3천800석 이상의 대극장과 소극장(532석)을 갖추고 있다. 장충체육관은 2005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회가 열린 바 있으며 4천500석 규모며, 잠실학생체육관은 7천117석 규모다.
체육관은 북측이 특별히 대규모 공연장을 원할 경우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공연에 대비해 이들 시설의 일정 등을 사전에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은 올림픽 개막 직전 강릉 공연을 개최하고 2~3일 뒤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공연 강릉과 서울에서 1회씩 하자는 기본적인 사항만 합의된 상태기 때문에 공연 일정은 장소와 함께 시설 점검 후에 최종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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