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팀홈런 234개로 KBO리그 한 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팀 홈런 2위 두산(178개)과의 격차도 무려 56개나 됐으며, 최하위 LG(110개)와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역대급 홈런쇼를 선보였다.
특히,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가 무려 9명이나 됐다. 간판타자 최정이 46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1개), 한동민(29개), 김동엽(22개) 등이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이 밖에 나주환(19개), 박정권(16개), 정의윤(15개), 정진기(11개), 이홍구(10개)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5위 턱걸이로 와일드카드전에 진출한 SK는 첫 판에서 NC 다이노스에 완패하며 홈런이 팀 성적에 직결되지는 못했다. 이는 타격에서 홈런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홈런 외에 팀 타율(0.271)과 팀 안타(1천337개) 모두 10개 구단 중 꼴찌에 그쳤고, 삼진(1천100개)은 가장 많았다. 타선이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으로 일관하면서 팀 득점과(761점ㆍ5위)과 팀 출루율은(0.341ㆍ8위) 하위권에 머무르는 등 공격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다. 또한 SK가 기록한 234개 홈런 중 138개가 솔로홈런으로 59%의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효율성이 떨어져 ‘공갈포군단’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결국 해결책은 테이블세터가 차리는 밥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런을 터트릴 타자들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테이블 세터가 밥상만 잘 차리면 SK의 공격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다행히도 SK에는 노수광(28), 조용호(29), 최항(24) 등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갖춘 유망주들이 수두룩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SK의 리드오프로 자리잡은 노수광은 131경기서 타율 0.285, 출루율 0.340, 16도루, 72득점으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조용호도 부상탓에 69경기만 출전했으나, 출루율 0.369로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줬다. 최정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최항의 경우 리그 후반기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37경기서 타율 0.321, 출루율 0.351을 기록, 빠른 발과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여 기대감을 키웠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서 이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조합을 찾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거포군단’ SK가 새 시즌을 앞두고 테이블세터 고민을 해결하면서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 된 화력을 선보일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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