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 태부족 작품 보관 엉망·조건부 기부채납 위법성 논란 속
市, 미술관과 협의조차 않고 방관… 조 시장 “종합적 검토 필요”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수장고 부족(본보 1월 15일자 1면)과 조건부 기부채납 위법성(본보 1월 19일자 1면)과 관련해 이천시가 수수방관하고 있다.
25일 이천시 등에 따르면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의 수장고 부족 문제와 조건이 붙은 기부채납 논란이 불거진 이후, 월전미술관 측과 협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천시가 지역 기반 문화시설인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운영에 대한 향후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수장고와 관련해 소장품의 공간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작품 보관 방식이 체계적이지 못해 개선이 시급하다. 국공립 미술관·박물관은 소장품을 리스트화하고 디지털 아카이브화해 이에 따라 수장고에 분류하고 보관한다.
그러나 월전미술관의 경우 1천500점이 넘는 작품에 비해 수장고의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분류 체계 없이 작품을 보관하고 있는 형태다. 또 슬라이딩 수납 형태로 보관해야 하는 서화 작품을 비스듬히 세운 상태로 켜켜이 쌓아 놓은 것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수장고 입구에 이르는 복도를 개조한 곳에 놓인 회화 작품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도 문제점이다. 자외선은 인공 조명과 달리 회화 작품을 치명적으로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
배은석 한국에코뮤지엄연구소 소장은 “월전미술관의 작품 보관 상태를 봤을 때, 시급한 개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라며 “당장 예산을 세워 건물을 짓는 것이 힘들다면 인근에 컨테이너라도 마련해서 보안·수장 시설을 설치해 작품을 보관하는 방법이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천시는 미술관과 협의해야할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아직까지 미술관 측과 협의에 나서지 않는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수장고 공간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새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예산 수반이 필요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건부 기부채납과 관련해서는 당시 시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장품 등 기부를 받기 힘든 상황이었고, 조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오ㆍ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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