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대작인 <최후의 심판>에 얽힌 뒷이야기다. 바티칸 궁전의 시스티나 예배당 벽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에는 인간의 나체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미켈란젤로가 인간의 나체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림에 남성의 성기가 드러나 있는 것을 보자 교황청은 즉시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응하지 않았고 교황은 볼테라라는 화가에게 노출이 있는 부분에 옷을 그려 넣으라고 명했다. 이 때문에 볼테라는 ‘기저귀 화가’라고 조롱받았다.
<미술관의 뒷모습>(재승출판 刊)은 미술관을 어렵고 위엄 있게만 느끼던 대중이 미술관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많은 사람이 미술관을 방문한다.
최근에는 유명 작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낯선 주제, 무명 작가의 전시회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시회가 열리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은 드물다.
업계에서 35년 넘게 일한 저자는 미술관 운영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자 책을 집필했다.
책은 1장 ‘미술관의 기원’에서 미술관이 생기기까지 역사를 다룬다. 2장 ‘이래저래 힘든 미술관의 일’은 큐레이터의 업무와 나라별 미술관 사정, 작품 캡션을 먼저 읽는 게 좋은지 등 미술관 전반에 대한 내용을 세세히 알려준다. 3장 ‘전시회, 그 뒷모습이 궁금하다’는 성공적인 전시회를 기획하기 위한 큐레이터의 노력, 전시홍보와 전시회의 수지 균형 등을 이야기한다.
4장과 5장에서는 미술품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준다. 운송비와 보험료, 보존과 복원, 운반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미술품 관리 과정을 짚는다. 이어 국내에서도 한창 화제가 됐던 ‘위작’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미래의 미술관’에서는 저자의 의견이 드러난다. SNS에서 관람객의 생생한 반응을 접한 경험을 통해 미술관 종사자들이 ‘사람들이 작품과 마주할 때 새로운 기분이었으면 한다’는 생각을 계속 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 다카하시 아키야는 “일반인에게 친숙하지 않은 미술관과 전시회의 뒷모습을 다각으로 담았다”며 “이 책이 미술관과 전시회를 위한 작은 안내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값 1만 5천원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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