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 “市와 협의 안되면 소장품 싸들고 나갈 것”

이천시립월전미술관 공간 부족·조건부 기부채납 논란
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 아쉬움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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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기부채납이 원칙적으로 안 된다는데 이천시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장품 싸들고 나가야죠.”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공간 부족, 시의 인색한 투자, 조건부 기부채납과 관련한 논란(본보 1월15일, 16일, 19일자 1면)에 대해 31일 월전 장우성 화백의 아들인 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이 입을 열었다.

 

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은 소장품을 기부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당시 이천시 관계자들이 찾아와 소장품을 보더니 이것들을 이천으로 모셔가면 이천이 문화 고장이 될 것이라고 나를 설득했다”며 “아버지(월전 장우성)와 의논하니 미술품 몇 가지만 빼고 다 넘겨주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장 관장은 이어 “아버지가 ‘이천시에 미술관을 짓고 나면 인건비와 전기세 등 시민들 세금으로 운영할 것 아니냐, 서울 부동산을 가지고 자식들이 잘 먹고 살 수 있겠지만,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시에 부동산까지 기부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장 관장은 수장고 부족 문제와 관련 “미술관 소장품이 다 이천시 자산인 만큼 시에 수장고 공간이 부족하다고 계속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잘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작할 때는 시 관계자들이 미술관을 유치하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예산지원이 부족해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하려고 해도 아쉬움 속에서 끝난다. 또 미술관을 경제논리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기부채납에 조건을 붙인 것에 대해서는 “시와 기부채납을 진행하던 중 시가 할 말 있으면 하라고 해서 지금의 조건을 붙이게 됐다”며 “원칙적으로 기부에 조건을 담은 요구서가 붙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십여 년 왔는데 기부채납에 대해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다니 어떻게 해결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며 “지금 미술관이 시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조건부 기부채납 부분은 법적 검토를 했는데 잘못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수장고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미술관 측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오ㆍ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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