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방선거 투표율 높으면 우리가 유리”…동상이몽

대선보다 크게 낮은 지방선거 투표율… ‘핵심 지지층’ 공략 승부수
민주 ‘청년층’·한국 ‘고정 보수’·국민-바른 ‘중도층’ 투표 독려 전략

여야가 6ㆍ13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당에 유리하다며 ‘동상이몽’을 보였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비해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매우 낮은 것을 감안해 각 당은 자신들의 핵심 지지층을 공략해 최대한 투표장으로 이끌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6.8%로,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인 77.2%보다 20%p나 낮다. 더욱이 경기도 투표율은 전국 평균보다 3.5%p 낮은 53.3%를 기록하며 전국에서도 낮은 투표율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처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이어가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과제이다. 하지만 최근 가상화폐 규제와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논란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 것이 부담이다. 또한 핵심 지지층인 청년층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예상하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번 보다 투표율이 더 오르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앞으로 중앙당과 연계해 청년 정책 등을 다듬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 이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수성전에 나선 자유한국당도 높은 투표율을 내심 바라고 있다. 통상 투표율이 낮아야 보수에 유리하다는 정설이 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고정 보수층이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A 도의원은 “지역에서 한국당 소속이라고 하면 반응이 냉담하다”며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당 도당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가 보수에 유리하다는 정설이 이번에도 적용될지 미지수”라며 “사기가 떨어진 당원들을 격려하고 결집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을 앞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높은 투표율을 바라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진보와 보수 양 극단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는 중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양당 도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았던 이유는 양 극단의 유권자만 투표했기 때문”이라며 “양당이 통합되면 중도층이 투표장으로 와 우리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투표율을 높인다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많이 데려와야 한다는 이야기”라면서 “핵심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각 당의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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