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당수동 등 5곳 플라스틱병 등 뒤엉켜
도심속 흉물 지적에도… 市 관리감독 손놔
8일 오전 수원시 최대 도시농장인 ’당수동 시민농장’에는 장갑, 현수막, 천 조각, 골프공, 플라스틱병 등 온갖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 경작했던 농작물들까지 썩은 채 방치돼 있었다.
8개 구역으로 나눠 운영되는 이 농장의 A구역과 B구역에는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라면박스들과 지난해 사용하고 버린 듯한 비료포대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 농장 내 텃밭 구역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노끈들과 용도를 알 수 없는 현수막들도 곳곳에 버려져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다른 도시농장인 권선구 금곡동 두레뜰 공원 내 시민농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공원 내에 마련된 이 텃밭에는 담배꽁초와 비닐, 음식물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었고 경작물에 물을 주기 위해 마련된 수돗가에도 찢어진 방한지가 방치돼 있어 보는 이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했다.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 내 시민농장은 ‘텃밭 내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달라’는 현수막까지 게시돼 있었지만, 쇠파이프가 곳곳에 어지럽혀져 있고 정수기용 물통과 폐타이어가 나뒹굴고 있었다.
이처럼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채소 등을 키울 수 있도록 마련된 수원시 내 시민농장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인한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시는 관리에 손을 놓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8일 수원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시는 현재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필요한 농작물을 기를 수 있도록 당수동 시민농장(8만 7천651㎡), 천천동 시민농장(7천68㎡), 호매실동 두레뜰공원(1천820㎡)·물향기공원(1천910㎡),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500㎡) 등 5곳의 도시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져 경작을 하지 않는 매년 11월에서 4월까지의 휴경기 동안 도시농장이 사실상 쓰레기장으로 전락, 도심 속 흉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K씨(43)는 “쓰레기장으로 변한 텃밭을 폐쇄해달라고 주민들이 민원을 수차례 넣었지만 시는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며 “도시미관을 헤치는 도시농장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청소인력을 투입해 도시농장 전체를 정비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몰래 쓰레기를 투기하는 것 같다”며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도시미관을 헤치지 않도록 서둘러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임성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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