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어렵사리 평창 온 노선영, 동생의 ‘올림픽 꿈’ 위해 달린다

▲ 11일 오전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노선영(왼쪽), 박승희가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 11일 오전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노선영(왼쪽), 박승희가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대표팀의 노선영(29·부산콜핑)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 노진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빙판을 지친다.

 

노선영은 12일 저녁 9시30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천500m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실 노선영의 평창행은 그 누구보다도 험난했다. 노선영은 팀 추월 대표로 올림픽을 준비하던 지난달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인해 올림픽에 갈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평창에 오지 못할 뻔 했으나, 뒤늦게 러시아 선수의 출전 불발로 1천500m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가까스로 평창행 막차를 타게 된 그는 이번이 올림픽 세번째 출전으로, 2010년 처음 출전한 밴쿠버올림픽에서 1천500m 30위, 3천m 19위를 기록했으며, 2014년 두 번째 소치올림픽에서는 3천m 25위에 올랐었다.

 

이번에도 노선영은 메달권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지난 2016년 4월 세상을 떠난 친동생 노진규 때문에 이번 올림픽이 앞선 두 번의 대회보다 훨씬 더 특별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노진규가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동생이 이루지 못한 올림픽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선영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달렸다. 

그는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1천500m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손에 넣었을 때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대표팀에서 탈락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노선영은 출전권 확보 이후에도 쉽게 출전 결심을 하지 못했으나 고심 끝에 합류한 뒤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의 일본 다카기 미호와 마릿 레인스트라, 로터 판베이크 등 네덜란드 선수들의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선영이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다. 힘겹게 강릉아이스아레나에 서게 된 노선영은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하늘에 있는 동생을 위한 ‘감동의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 8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노선영이 훈련 중 밥 데 용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8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노선영이 훈련 중 밥 데 용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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