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안 나는 ‘밸런타인데이’…올림픽·설 명절 겹쳐 초콜릿 특수 실종

관련업계 매출 반토막… 편의점 등 타격

“설 명절과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올해 밸런타인데이 대목을 완전히 망쳐버렸습니다”

 

13일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수원의 한 초콜릿 전문점. 이 가게에서 만난 점장은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초콜릿 가게 입장에서는 밸런타인데이와 그 전날인 11~13일이 매출이 가장 잘 나오는 ‘대목’인 셈인데, 이번에는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지난해 대비 반 토막이 나버렸기 때문이다. 

작년 밸런타인데이 때 이 가게는 하루 평균 100만 원 이상의 매출이 나올 만큼 장사가 잘 됐지만 올해는 50만 원 수준에 그쳤다. 점장 S씨(40)는 “설 명절에다가 평창동계올림픽까지 겹치면서 밸런타인데이는 잊은 듯하다”며 “초콜릿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설날과 올림픽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고 울상을 지었다.

 

해마다 연인과 가족들끼리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로 유명했던 밸런타인데이 특수가 올해만큼은 올림픽과 설 명절에 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초콜릿 전문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성남의 A 대형마트는 초콜릿 매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2/3가량 축소해서 운영하는가 하면, 수원의 B 대형마트도 밸런타인데이 때마다 매장 입구에 이벤트 판매장을 설치했지만 올해는 매장 구석에 조그마한 판매대만을 마련, 특수 실종을 실감케 했다.

 

이에 대해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설날,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큰 이벤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며 “밸런타인데이가 해마다 있는 것 역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덜 끄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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