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정면충돌… “국회 성과내야” vs “대통령위한 국회냐”

본회의를 이틀 앞둔 26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주요 현안 합의를 위해 회동을 가졌지만 정면 충돌하면서 아무 성과 없이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여야 3당 원내대표 및 정세균 국회의장 간 정례회동 자리에서 “2월 국회에서 공직선거법을 꼭 통과시켜야 하고, 상가 임대차 보호법 등 민생법안도 산적해 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해 연말 서로 약속한 물관리일원화 문제를 2월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정부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다 돼가는데 정부조직법을 완성하지 못한 것은 국민이 보기에도 죄송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헌과 관련한 교섭단체 간 협의 문제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과 관련, 의의를 제기하면서 회동장 분위기는 급격히 경색됐다.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을 ‘개구멍’이 아닌 군사작전도로까지 열어주며 빼돌려 초호화 호텔에 국빈급으로 모시는 작태에 서글픔을 느낀다”며 “이 문제에 대해 긴급현안질의를 하기 위해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이 국회가 제대로 된 국회냐,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국회냐”고 질타했다. 이어 “대통령은 야당을 탄압하고, 집권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무시하고 있다”며 “정말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제1야당 원내대표의 심정이다”고 호소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여당이 ‘남남갈등’을 부추겼다며 책임을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단초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있다고 본다”면서 “남북대화는 필요하지만 남남갈등 최소화가 선결조건이다. 반대하는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고 하는 남북대화가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영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 먼저 이해를 구해야지, 우리가 결정했으니 국민과 야당은 따르라는 것인가”라며 “이번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강하게만 가는 것은 남북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어렵게 하는 것이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양측 간의 첨예한 대립 속에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비공개회의는 아무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종료됐다.

김재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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