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M, 전무급 35%, 상무·팀장급 20% 감축안

비정규직 일방적 해고 통보로 군산공장은 시끌

한국GM이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위해 간부급 인력 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빌린 차입금 만기가 속속 도래하는 데다 다음 달 초 신차 배정도 받으려면, 한국 사업장의 자구노력과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전무급 임원을 35%, 상무와 팀장급을 20%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국GM의 팀장급 이상 인원은 약 500명, 임원급은 100여 명이다. 이 간부급 구조조정 계획은 사측이 노조에 희망퇴직과 임단협을 통한 인건비 절감을 요구하는 가운데, 비노조원인 간부급도 ‘고통 분담’에 통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국GM은 임원을 포함한 팀장급 약 500명에게 일방적으로 ‘올해 임금 동결’ 사실을 통보한 바 있다. 이들은 노조원이 아니기 때문에 임금 조정 과정에 합의나 동의가 필요 없다. 또 임금동결과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올해 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해 우선 팀장급 이상 직원들과 공유하고 비공식적으로 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에도 교섭안을 보낸 바 있다.

 

다만 노조는 사측에 교섭안을 그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노사는 이날 부평공장에서 임단협 3번째 협상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마련한 교섭안을 거의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한국GM 경영 부실의 숨은 원인으로 연구·개발(R&D)비 의혹 등을 제기, 사실상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노조는 교섭을 마치고 부평공장에서 버스를 타고 단체로 서울로 이동,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공장폐쇄 규탄 및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은 지난달 26일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200명에게 ‘근로계약해지 통지’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집단 실업이 비정규직에서 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퇴직금과 위로금 등 일부 보상을 받고 퇴사를 종용받는 정규직과 달리 이들은 별다른 보상 없이 내쫓기게 돼 심한 내홍이 예상된다.

 

한국GM 군산공장 비정규직 해고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란 이유로 부당한 처우도 참아냈지만, 해고라는 벽 앞에서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는 것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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