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GM 이달 초 개시 전망
구체적 실사 범위·기한 이견 팽팽
政 “사측 경영정상화 의지가 중요”
산업은행과 GM이 한국GM의 핵심쟁점 사안인 실사를 이달 초 개시할 전망이다.
제한된 범위에서 빠른 실사를 원하는 GM과 그동안의 불투명한 경영을 철저하게 따지려는 정부가 첨예하게 맞서며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깨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점에서 이달 초순에 개시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와 GM은 지난달 22일 한국GM의 경영 상황 판단을 위한 산은과 한국GM 간 재무실사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달부터 실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었다. 이후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PWC)을 실사 담당기관으로 선정해 한국GM 측과 실사를 위한 실무 협의를 해왔다.
그러나 협의 중에 구체적인 실사 범위와 기한 등을 두고 정부와 GM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정부와 산은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현재 제기된 각종 의혹을 철저히 검증해서 부실 경영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실사에만 3~4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GM은 제한된 범위에서 실사해서 1~2개월 안에 끝내자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한국GM 실사를 철저히 하라는 주문이 이어져 나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와 관련 “실사에서 (한국GM의 실태에 관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정부 지원도 없다는 점을 GM 측에 분명히 설명했다”면서 “GM 측이 자료 협조만 잘해준다면 실사 기한은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실사는 이달 초에는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구조조정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GM이 한국GM 정상화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양측 모두 실사가 이 모든 협상의 시작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므로 판을 깨는 수준의 싸움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한국GM의 이전가격과 고금리,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5대 원가 요인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해당 정보는 그동안 한국GM부실 원인으로 지목됐던 GM과의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한 정보로, GM 본사의 경영상황이 이번 실사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GM 본사의 승인 이후 실사는 곧 합의될 것으로 본다”라면서 “실사 결과와 추후 GM이 제출할 경영 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한국GM 지원 여부 및 지원 규모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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