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가 몰랐던 미국의 전쟁영웅 김영옥 / 그를 있게 한 뿌리가 수원, 인천이었다

美 하원, ‘김영옥 고속도로’ 추진
부친 고향 인천, 모친 고향 수원
‘경기 인천의 아들’ 추진할 필요

고(故) 김영옥 대령은 전쟁 영웅이다. 1919년 미국에서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22살 되던 1941년 미 육군 소위로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 유럽 전선에서 큰 활약을 폈고 1946년 제대했다. 4년 뒤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자원입대했다. 연전연승을 거둔 그는 미 육군 최초의 아시아계 보병 대대장이 됐다. 유엔군의 3차 반격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중부 전선을 60㎞ 북상시켰다. 대한민국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그에게 최고 무공 훈장을 수여했다.

미국 사회에서 그는 설명이 필요 없는 전쟁 영웅이다. 2005년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미국인의 가슴에 남았다. 최근 그의 이름을 딴 고속도로 명명이 추진되고 있다. 뜻있는 하원의원들이 발의한 ‘김영옥 대령 기념 고속도로 결의안’이다. 캘리포니아, 오레곤, 워싱턴 3개 주를 관통하는 5번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 명명 대상이다. 미국 사회에서 고속도로에 개인 이름이 붙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한인사회에서는 오는 9월쯤 결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김영옥 대령의 연고가 우리 지역에 있다. 부친 김순권 선생이 인천 출신이고, 모친의 근거지가 수원이다. 미국의 전쟁 영웅, 한인 사회의 우상인 김 대령이 수원과 인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도와 연계되는 또 하나의 김영옥 인연도 준비 중이다.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는 주한미군사령부가 건물 한 동에 ‘김영옥’이란 명칭을 추진 중이다.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면 전쟁영웅 김영옥의 연고는 인천-수원-평택으로 이어진다.

내년은 3ㆍ1 운동 1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하는 사업들이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대부분 국내 독립운동을 근거로 하고 있다. 3ㆍ1 운동과 이후 독립운동의 축이었던 재외 동포 활약상에 대해서는 거의 접근이 없다. LA를 중심으로 한 미국 한인사회, 만주를 중심으로 한 중국 한인사회가 항일 운동의 중심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영옥 대령의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이유도 여기 있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이고, 한인의 기상을 드높인 한국인이다.

세계가 평가하는 김영옥 대령의 모습은 ‘영웅’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무공훈장으로 인정했고, 미국은 고속도로에 그의 이름을 명명하려고 한다. 우리만 그를 소홀히 평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때다. 그 시작을 부계(父系) 모계(母系)의 연고인 인천과 수원이 했으면 좋을 듯하다. 미국의 전쟁 영웅 김영옥 대령이 수원과 인천의 자랑스러운 아들임을 알릴 수 있는 가시적 고리를 만들었으면 좋을 듯하다. 해당 지자체의 심도 있는 고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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