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성폭력 상담소 없는 시·군 8곳…대책 마련 시급

나도! 외치고 싶지만… ‘미투 운동’ 사각지대 
과천·가평 가정폭력상담소도 미설치
피해자들 다른 시·군으로 이동 불편

최근 ‘미투(#MeToo)’로 인해 여성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성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성폭력상담소가 없는 경기도내 시ㆍ군이 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내 성폭력상담소가 없는 시군에 대한 상담소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경기도와 경기남ㆍ북부지방경찰청,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등에 따르면 도내 성폭력 발생 건수는 지난해 7천60건이 발생, 지난 2016년 6천827건에 비해 233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도 지난해 6만7천911건이 발생, 지난 2016년(6만5천605건)보다 2천306건이 증가했다. 특히 가정폭력 유형 중 ‘아내 학대’가 70% 이상으로,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도는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성폭력상담소’와 ‘가정폭력상담소’를 지난 2000년 이후 도내 시군에 설치하고 있지만, 여성 인구수에 비해 상담소 개수가 저조하거나 상담소 자체가 없는 시ㆍ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도내 성폭력상담소가 없는 시ㆍ군은 시흥, 이천, 오산, 여주, 양평, 과천, 구리, 가평 등 8곳이며 가정폭력상담소가 없는 시ㆍ군은 과천, 파주, 동두천, 가평, 연천 등 5개에 달했다. 특히 과천과 가평의 경우 성폭력상담소와 가정폭력상담소 모두 없어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선 다른 시ㆍ군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정혜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상담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성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데 이 같은 인프라가 없다는 것은 해당 지역 피해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일선 시군의 상담소와 상담 인원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설치 안된 시ㆍ군의 수요까지 떠안을 수 없는 만큼 1개 시ㆍ군에 적어도 1개 이상의 상담소 인프라를 갖추는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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