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휴대용 비디오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싱글채널비디오’가 생겨났다. 여러개의 영상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채널비디오와 달리, 하나의 영상만 독립적으로 보여주는 미디어아트의 한 종류다. 전통적 매체인 회화, 조각을 뛰어넘어 작가들이 구체적 현실과 예술적 상상을 구성하고 발언하는데 주요한 도구로 기능했다.
경기도미술관에서 2000년부터 2010년에 제작된 싱글채널비디오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오는 6월24일까지 열리는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미디어 스크리닝: 싱글채널비디오 2000-2010>展이 바로 그것. 전시에서는 고승욱, 구동희, 김세진, 박준범, 박찬경, 양아치, 오용석, 유비호, 이재이, 전준호, 정윤석, 함경아 등 총 12명 작가의 작품 15면을 볼 수 있다.
작품은 3회에 걸쳐 프로젝터를 활용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영한다.
다음달 15일까지는 ‘영화적 경험’을 주제로 김세진, 오용석, 구동희의 영상을 선보인다. 이들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대중영화의 본질에서부터 파생된 영화적 경험이 반영된 작업들을 보여준다.
이어 ‘형식실험과 내러티브’(4월17일~5월20일)를 주제로한 작품이 이어진다. 박준범, 이재이, 유비호, 고승욱, 함경아의 작업으로 카메라를 도구로 미학적, 형식적 가능성을 실험하거나, 작가가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연출한 틀 안에서 역설과 유머가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역사쓰기’(5월22일~6월24일)를 주제로 전준호, 양아치, 정윤석, 박찬경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직접 딛고 있는 한국 사회의 구체적 현실과 이상향의 상상력이 만나고 충돌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역사쓰기를 보여주거나, 다큐멘트식 기록 아카이브를 통해 영화라는 매체를 미술적으로 번역하는 실험을 시도한다.
도미술관 관계자는 “2000년대 초기 싱글채널비디오는 과거와 현재의 미디어아트를 잇는 여정에서 주요한 기록이지만, 이를 주목하는 기획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싱글채널비디오가 가진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작가군은 80년대 비디오렌탈 문화, 90년대 인터넷 문화, 2000년대 시각문화를 모두 경험한 세대”라면서 “미디어 문화의 변천사와 특징적 징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481-7007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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