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부모 상담이 한창인데 맞벌이 가정이다보니 저나 남편 모두 학교에 가기가 여의치가 않아요. 저녁상담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수원 A초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 P씨)
새학기를 맞아 자녀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고 싶어도 직장 눈치를 보거나 생업에 얽매여 평일 낮에 시간 내기가 어려운 맞벌이 부부·한부모가정 등의 학부모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학교는 자체 학사일정에 따라 학기 초 또는 학기 중에 학부모 상담주간을 마련, 학부모 상담수요와 희망시간대 등을 사전에 조사해 낮ㆍ저녁 시간 상담, 가정방문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선 시설여건 미비, 안전문제, 업무과중 등을 이유로 저녁상담을 꺼리고 있어 맞벌이 학부모 등 일부 학부모들이 상담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시ㆍ도교육청별 학부모 저녁상담 실시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상담주간 실시학교 2천28개교 중 746개교가 저녁상담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도내 전체 4천675개교(2018년 1월 기준) 중 단 15%에 불과한 수치다.
학부모 P씨(39ㆍ여)는 “지난주 학부모상담 일정 안내문을 받았는데 평일에, 시간도 오후 4시가 마지막 타임이라고 딱 못 박아서 와서 어쩔 수 없이 회사 눈치 보며 평일 연가를 낼 수밖에 없었다”며 “새학기에 학부모총회, 상담, 학부모회 활동 및 자원봉사로 학교 갈 일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맞벌이 학부모는 고민이 커 오죽하면 ‘잔인한 3월’이라고까지 하겠냐”며 하소연했다.
또 다른 학부모 K씨(45ㆍ여)는 “매학기 학부모 상담주간을 2주에서 3주로 늘리고 평일 저녁에도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맞벌이 학부모나 한부모 가정이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저녁상담의 경우 권고사항이지만, 최소 1∼2일이라도 저녁상담을 운영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조퇴·연가 사용이 어려운 학부모가 보다 편하게 학교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 재량권 내에서 다양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저녁상담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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