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쉼표찾기] 여러가지 조각기술과 스타일로 예술을 구현하는 목조각 예술 '칩카빙'

▲ 접시에 새긴 칩 카빙. ‘웨인 바튼의 Alpine Schoole of WOODCARVING’ 웹사이트 캡처
▲ 접시에 새긴 칩 카빙. ‘웨인 바튼의 Alpine Schoole of WOODCARVING’ 웹사이트 캡처
‘칩 카빙(chip carving)’은 아직 한국에서 다소 생소한 취미활동이다. 칩 카빙은 조각기술의 한 분야로 조각하는 과정에서 나무가 제거되는 방식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대부분의 조각은 조각가가 칼로 새기거나 나무를 깎아내지만 칩 카빙은 장식적인 효과를 주는 조각 예술이다.

조각물 형태를 깎는 것보다 이미 완성돼 있는 형태에 장식을 더하는 예술로 이해하면 된다. 도구와 사용법은 간단하지만 디자인의 가능성과 적용 분야는 매우 다양해 최근 새로운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취미이지만 유럽 및 영어권국가에서는 이미 활성화됐다.

 

칩 카빙은 약간의 공부와 실습만으로도 충분히 취미생활로 즐길 수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도구는 ‘조각칼’이다. 조각칼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나무 작업을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조각칼부터 기하학적인 모양을 낼 수 있는 날렵하고도 섬세한 조각칼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칼의 날을 세우기 위한 ‘숫돌’도 필수품이다. 칼날의 형태를 잡고 날을 세우며 또 날의 광택을 내는 데 사용된다. 이외에 T자 모양의 자, 샤프, 제도용 캠퍼스 등이 있다.

 

다음은 칩 카빙용 목재 고르기다. 칩 카빙은 모든 나무에 조각할 수 있지만 너무 단단하거나 구입이 쉽지 않은 나무 또는 결이 거칠거나 무늬가 너무 화려한 나무는 칩 카빙에 적합하지 않다. <칩카빙가이드북>(모눈종이刊)의 저자 웨인 바튼은 이상적인 칩 카빙용 나무를 피나무(basswood)라고 말한다. 피나무는 조밀한 결을 가지며 가격이 저렴하고 칼로 쉽게 조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동물모양의 칩 카빙. ‘웨인 바튼의 Alpine Schoole of WOODCARVING’ 웹사이트 캡처
▲ 동물모양의 칩 카빙. ‘웨인 바튼의 Alpine Schoole of WOODCARVING’ 웹사이트 캡처
참나무, 단풍나무, 벚나무처럼 밀도와 경도가 높은 나무들은 망치와 끌을 이용한 조각에는 적합하지만 칩 카빙에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칩 카빙은 전통적으로 무릎 위에서 작업한다. 책상 위나 작업대 위에서 작업은 지렛대 효과나 충분한 힘을 얻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각품이 크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칩 카빙 작업은 무릎 위에서 가능하다. 무릎 위 작업이 수백 년 칩 카빙의 전통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조각문양은 매우 다양하다. 원형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로제트’,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벗어나 나뭇잎, 새, 동물모양 등의 ‘자유형’, 이니셜, 날짜 등 ‘영문 서각’까지 다채롭다. 한국의 경우 목재에 한글을 쓰거나 지인에게 주는 메시지까지 조각이 가능하다.

 

칩 카빙은 조각이 끝나도 주로 자주 손으로 만지거나 오래 장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마감 칠을 해주는 것이 좋다. 완성품에 마감처리를 하면 나무를 손상시키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유명 칩카빙 아티스트이자 책의 저자 웨인 바튼은 책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칩 카빙은 르네상스를 맞이했다”며 “칩 카빙은 접시나 판, 상자와 같이 간단한 것부터 벽난로 장식, 천장 대들보, 가구 등과 같이 더 정교한 장식 물건까지 그 응용 분야가 매우 광범위하다”며 “예술적 행위나 또는 많은 다른 형태의 창작을 통해 개인이 얻는 만족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이런 점 때문에 칩 카빙은 약간의 공부와 실습만으로도 쉽게 해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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