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없는 시민들 “콜록콜록” 학교선 실내체육에 청소금지도
유통가 공기청정기 등 판매 급증
26일 오전 8시30분께 미세먼지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수원시청 인근 버스정류장. 버스에서 하차하는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민들은 길을 가면서도 연신 목에 가래가 끼는 듯 헛기침을 해댔다. 마스크가 없는 시민들은 궁여지책으로 외투로 코와 입을 막고 뿌옇게 내려앉은 미세먼지를 가로지르며 목적지로 향했다.
경기도 전역에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치면서 도내 곳곳에서 미세먼지 흡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일평균 70㎍/㎥ 가량을 기록, 하루종일 나쁨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을 덮친 이번 미세먼지는 서풍계열의 바람을 따라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가운데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까지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기가 순환되지 못한 채 오염물질이 축적, 농도가 짙어지면서 최악의 미세먼지가 나타나게 됐다.
이날 각 지역의 학교 역시 미세먼지로 비상이 걸렸다. 용인중학교의 경우 체육 수업을 실내에서 진행하는 가하면, 담임 선생님 지도를 통해 창문을 열지 못하게 하고 먼지가 날릴 수 있는 빗자루질 청소를 금지하게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설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마스크 위에 손수건, 스카프 등을 덧대 얼굴에 2~3중의 ‘미세먼지 보호막’을 만든 채 작업에 열중하기도 했다. 근로자 C씨(55)는 “건설현장은 흙먼지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철저한 호흡기 보호가 필수”라며 “오늘처럼 최악의 미세먼지가 닥친 날은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유통업계에는 미세먼지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지난 1~3월 미세먼지 관련 제품 판매 신장률은 200% 대에 이르렀다. 옥션도 지난 1~3월 공기청정기ㆍ노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 판매 신장률이 150% 이상 증가했다. 차량용 공기청정기 매출액은 매달 꾸준히 전년 동기대비 10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원종민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코, 인후, 기관지 등을 통과, 폐 깊숙이까지 침투하여 천식이나 기타 폐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최대한 노출을 줄이고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수ㆍ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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