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를 표방하는 남성들도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여성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페미니즘은 이런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젠더 문제는 가장 일상적이기 때문에 주목받지 못하면서 시시각각 우리 인생에 영향을 끼쳐온 문제이기도 하다.
<시네페미니즘>(호밀밭 刊)은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낸다. 19세기 말에 처음 등장한 영화는 20세기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예술 장르이자 대중 매체로 급부상했다. 영화는 당대 사람들의 무의식과 욕망을 드러내며 한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과거 영화를 다시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영화에는 남녀 사이의 권력관계와 부조리가 드러난다. 대중을 끌어들여야 하는 문화산업이기 때문에 상업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다. 성적 표현이 빈번하며 여성의 육체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기까지 한다. 가부장제 사회, 사랑, 결혼, 성 등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적 무의식을 감지할 수 있다.
책은 페미니즘의 역사와 흐름, 새로운 대안까지 이야기한다. ‘여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읽는 13가지 방법’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여성의 눈으로 영화보기, 서구 페미니스트 성 정치학의 쟁점과 지형들, 천만관객 시대를 맞이한 한국영화의 성 정치학 등 챕터에서는 개괄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
이어 <자유부인>, <지옥화> 등 작품을 통해 1950년대 근대성과 여성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한다. 위안부 영화와 역사 쓰기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는 <귀향>, <눈길> 등 화제작을 가지고 풀어낸다. 이외에도 공상과학영화, 십대영화, 페미니스트 포르노 논쟁 등 다양한 작품과 주제를 가지고 흥미롭게 전개한다.
저자 주유신은 한국1세대 시네페미니스트이자 영화학자다. 대학원에서 페미니즘을 연구한 이후부터 ‘시네페미니스트’로 활동해왔다. 부산에서 영화 산업과 정책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아시아영상중심도시특별법’ 추진, ‘유네스코 영화창의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한국 영화계 발전에 힘쓰고 있다. 값 2만 5천 원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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