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 이전 인천문일여고 논란
개학전 마무리 못해 여전히 공사중
학생들 고통의 나날… 공부 악영향
최근 학교를 이전한 인천문일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측의 안일한 행정으로 고통받고 있다.
4일 문일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2월 14일 당초 개학일을 3월 2일에서 3월 5일로 변경했다.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탓이다.
같은 달 28일, 학교는 다시 한 번 입학식을 12일로 미뤘다. 3월 8일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예정돼 있고, 고교 3학년 학생들에게는 전국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었지만 개학이 미뤄지면서 시험도 볼 수 없었다.
개학 후에는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먼지가 학생들을 괴롭혔다. 학교 앞 운동장 공사가 문일여고 재단인 문성학원과 건설사 홍용종합건설 사이 자금 분쟁으로 중단되면서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운동장 먼지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15t 덤프트럭이 수시로 운동장을 오갔고, 운동장 위로 돌을 쏟아낼 때마다 먼지바람이 생겨났다.
학교 뒷편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공사 소음과 먼지도 문제다.
지난 7일에는 남광하우스토리 아파트 공사를 위한 철거작업 도중 바위가 담벼락 밑으로 떨어져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도 있었다.
먼지와 소음, 위험천만한 상황에 아이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재학생 A양(19)은 “선생님과 친구들 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한 적도 있다”며 “트럭도 자주 왔다갔다 해 위험하다”고 했다.
또다른 재학생 B양(19)은 “어제도 2층 화장실에서 보수공사를 했다”며 “화재경보음이 일주일에 2번정도 갑자기 울려 놀란 적도 많다”고 했다.
학부모 C씨(50)는 “미세먼지도 이렇게 심한데 아이들이 공사먼지까지 마실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좁은 골목에 공사에 사용되는 위험한 물건들도 쌓여있는데,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까 무섭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공사에 관한 부분은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세히 모른다”면서 “우리도 빨리 공사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빨리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단 측과 업체 측에 권고하고 있다”며 “일정 기한을 제시하고 그때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지 않으면 시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행정처분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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