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금오동 반환공여지서 석유오염물질 검출… 6년전 정화했다던 軍 ‘책임 미루기’

市, 국방부에 정밀조사·정화 요청
軍 “이미 토지 매각했다” 대책 회피
북부소방합동청사 공사중단 장기화

국방부가 6년 전 오염치유를 완료했다던 의정부 금오동 반환공여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검출돼 말썽을 빚고 있다.

 

의정부시가 국방부를 상대로 대책을 요구하자 국방부는 ‘이미 토지를 매각했다’는 이유를 들며 정밀조사 등 대책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의정부시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는 의정부시 금오동 광역행정타운 2구역 A3 블록에 경기북부소방본부, 의정부소방서가 함께 사용할 합동청사 건립공사를 내년 말 준공예정으로 지난달 8일 착공했다. 380억 원을 들여 대지 9천 61㎡, 연면적 1만 837㎡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된다. A3 블록은 미군 캠프 시어즈가 있던 자리로 의정부시가 광역행정타운 조성 등을 목적으로 국방부로부터 매입한 부지다.

 

당시 국방부는 의정부시로의 매각에 앞서 한국환경관리공단에 의뢰, 지난 2009년 7월부터 2012년 5월까지 환경법 1지역기준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 기준(500mg/kg)에 맞춰 오염을 치유한 뒤 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사를 진행하던 북부소방재난본부는 최근 부지 파일 볼링 공사 중 파 올린 흙에서 기름 냄새가 난 것을 확인하고 환경전문업체에 의뢰해 조사를 대행케 했다. 그 결과, 4개 지점 중 2개 지점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836㎎/㎏, 585㎎/㎏로 조사돼 각각 기준치(500㎎/㎏)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2개 지점도 452㎎/㎏, 422㎎/㎏으로 기준치에 근접했다. 

 

이에 북부소방재난본부는 공사를 중단하고 지난달 26일 의정부시에 정밀조사와 함께 정화를 요청했으나 이날 현재까지 뚜렷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의 조치요구에도 불구, 정작 국방부는 오염치유를 마치고 검증까지 한 상황임을 이유로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염치유 검증 완료 시점이 6년이 지났다며 하자 책임이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밀조사 기간이 최소 1개월 이상, 정화 절차도 통상 3개월 이상 걸리는 것 등을 감안할 때 공사재개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공사중단 현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국방부는 토지를 이미 의정부시에 매각했고 오염치유가 완료된 지 6년이 지났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계속해 책임을 회피하면 국방부장관을 고발하는 등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정부= 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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