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판문점 선언’을 인천 도약의 기회로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고 온 국민의 기대를 확산시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천은 남북한 분쟁 한가운데서 판문점 선언의 역사적 의미가 높은 도시다. 분단된 한반도 서해안은 남북대치의 현장으로서 제1·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태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아 서해 5도 주민들의 일상은 늘 위협 속에서 처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의 선언은 인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한반도의 화약고를 제거하고 황금어장을 공동으로 지키는 것으로 서해 5도 조업에 일대 획기적 변화가 기대된다. 서해 5도 어민들은 섬 북쪽의 NLL 해상에서는 군사적 도발 위험 때문에 조업이 금지됐다. 이곳이 평화수역으로 조성되면 서해 NLL은 남북 화해를 상징하는 ‘바다의 개성공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남북 어선 모두 조업할 수 없는 금단의 해역으로 수산자원이 풍부한 황금어장에서 남북이 자유롭게 조업하면 어민들의 소득에 크게 이바지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의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또 다른 획기적인 기대를 모으는 곳은 인천시가 준비하고 있는 ‘교동평화산업단지’다. 정부가 강화를 비롯한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을 선정해 ‘통일경제특구’로 지정하는 것이 이번 판문점 선언으로 그 현실화가 높은 상황이다. 교동산단은 여러 측면에서 남북교류의 의미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 인천 발전의 성장축으로 환황해시대의 선구적인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다. 영종-신도-강화를 잇는 도로가 건설되면 해주와 개성으로의 연장 당위성이 확보되어 새로운 남북교류의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북한의 근로자가 남한으로 출퇴근하고 개성의 제조 물품과 해주의 농수산 가공품이 교동을 통해 쉽게 교류하는 남북한의 새로운 장터가 형성될 것이다.

환황해 서해안 시대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아도 인천에 새로운 기회를 안겨주는 판문점 선언을 지방정부는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그 주역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우려를 하면서 비판적인 지적을 하는 것은 일부 이해할 수 있으나 부정하고 정쟁으로 일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핵화와 평화통일은 언젠가는 달성해야 하는 우리의 숙명 과제인 바 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나하나 준비하고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그 지혜를 발휘하고 올바르게 끌어가는 것만이 후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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