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쓰레기山’ 뒤에 조폭 있었다… 불법투기로 66억 부당 이득 챙겨

경기남부청, 5명 구속·35명 입건

▲ 범죄 체계도
▲ 범죄 체계도
서울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무단으로 파주시에 수천 t의 폐기물을 버린(본보 3월29일자 7면)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업체에 조직폭력배가 연루돼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도내 18곳 10만 5천여㎡ 부지에 쓰레기를 불법 투기해 60억 원 이상의 부당 이득도 챙겼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동두천 지역 조직폭력배 A씨(39) 등 5명을 구속하고, 폐기물 수집·운반업체 대표인 B씨(52)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도내 잡종지와 공장용지 등 18곳, 10만 5천600여㎡를 지인 등 ‘바지사장’ 명의로 빌린 뒤 토지주 몰래 폐기물 4만 5천t을 불법 투기하고 달아나 66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파주 조리읍 장곡리
▲ 파주 조리읍 장곡리
본보를 통해 알려졌던 파주시 장곡리의 ‘수천 t의 쓰레기 산’ 역시 이들 일당의 소행이었다. 

폐기물 수집·운반업체,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 조직폭력배로 구성된 이들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폐기물 수집·운반업체는 폐기물 배출자로부터 25t 차량 한 대당 225만∼245만 원에 처리계약을 맺고, 다시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에 180만∼200만 원에 폐기물 처리를 위탁했다. 이후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는 조폭들이 남의 땅을 빌려 운영하는 하치장으로 폐기물을 운반했다. 이 과정에서 조폭에게는 차량 한 대당 100만∼120만 원가량을 지급했다.

 

이번 범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조폭들은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6개 파 조직원 8명으로, 친구와 후배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도내 잡종지, 공장용지 등을 빌려 폐기물 하치장으로 활용했다. 땅을 빌릴 때는 “폐의류 재활용 사업을 할 계획인데, 적치 장소가 필요하다”라며 토지주들을 속여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어 빌린 땅에 높이 4∼6m의 가림막을 설치한 뒤 한 달여간 집중적으로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고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이들이 버린 폐기물은 폐비닐, 장판, 전선 등으로 재활용은 물론 매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폐기물 처리 책임이 토지주에게 있지만, 처리비용이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 가량 소요돼 18곳 중 17곳의 토지주가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용인 처인구 원삼면 목신리(1)
▲ 용인 처인구 원삼면 목신리
▲ 동두천시 평화로 (2)
▲ 동두천시 평화로 
▲ 김포 하성면 태산로(1)
▲ 김포 하성면 태산로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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