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세번째 방미… 오늘 배석자 없이 30여 분간 단독회담
귀국후 김정은과 핫라인 통화 가능성… 대화 테이블 복귀 설득
문 대통령은 워싱턴에 도착한 후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은 오전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과 접견한 뒤,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30여 분간 단독회담을 할 계획이다. 한반도 평화시계의 가를 운명의 1박 4일이다. 문 대통령의 북미 중재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한반도는 예측불허로 빠져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방미는 북한 비핵화 문제의 최대 분수령이다.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중단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의 무산 가능성까지 경고하는 초강수를 꺼냈기 때문이다. 물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지만 최악에는 군사적 충돌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던 지난해 상황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모델과 비핵화에 따라 북한에 주어질 보상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비핵화 방식을 둘러싼 북미간 이견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는 물론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에 대한 한미간 조율이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이 출국에 앞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방미 이후 남은 과제는 북한의 진의 파악이다. 예상 밖의 속도로 비핵화 속도전에 나섰던 북한이 돌연 대남·대미 압박수위를 높이며 초강경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2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난기류에 휩싸인 북미간에 상호 의사타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하고 미국 측의 동의를 얻은 뒤 이를 북한에 전달하는 방식을 예상해볼 수 있다. 앞서 북한이 ‘선포기-후 보상’이라는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에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면서 미국 측도 한발 물러서 ‘비핵화 합의 시 체제 보장’이라는 누그러진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유인할 수 있는 보다 전향적인 중재안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한미간의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남는 것은 대북 설득이다. 남북은 지난달 20일 정상간 핫라인 개설 이후 시범통화는 했지만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통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방미 이전에 남북 정상의 핫라인 통화가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던 남북정상간 핫라인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귀국 이후 김 위원장과의 핫라인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물을 바탕으로 북미중재에 나서 다시 한 번 대화 테이블로 북한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의 승부수가 통할 경우 북미간 난기류는 해소되고 북미정상회담의 청신호도 다시 켜질 전망이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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