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두 달 연속 크게 증가하며 100조 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5월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모두 100조 8천204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신용대출은 4월 1조 1천685억 원 늘어난 데 이어 5월에 1조 990억 원으로 증가하며 100조 원을 돌파했다. 개인신용대출이 두 달 연속 1조 원대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0∼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전체 가계대출은 5월에 3조 658억 원 늘었다. 증가액이 연말ㆍ연초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지만 4월에 3조 6천330억 원에서 5천672억 원 줄며 둔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인 영향이 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해 들어 확대되며 3월에 2조 2천258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4월 1조 5천590억 원, 5월 1조 2천869억 원으로 축소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지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란 분석도 대세다. 새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신용대출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조금 주춤하고 신용대출은 꾸준한 흐름”이라며 “대출 규제로 돈 빌릴 길이 막힌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등 개인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것”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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