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들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3일 도내 기업들에 따르면 근로자 300인 이상 중견 및 대기업은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한 주말근무 중단, 생산공정 효율화 등의 방안을 마련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화성 소재 A기업은 자동차 부품 생산을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은 그동안 지속해 왔던 휴일근무를 폐지하고, 평일 주간 팀과 야간 팀의 맞교대만을 통해 생산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또 휴식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근로시간 감소로 A기업 측은 생산량이 2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해외공장을 활용해 물량을 늘려 전체 생산량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세웠다.
자동차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B기업은 토요일 특근을 포함해 60시간을 근무했다. 이에 7월1일 전까지 특근을 제외한 평일 주·야간 근무를 통해 52시간 이내로 근로시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6월 중 주간 총 근무시간을 50시간50분에 맞춘 사전시뮬레이션을 돌릴 예정이다.
생산라인 가동 시간이 이전보다 줄어든 만큼 라인별로 고객사의 생산계획을 수집해 물량을 맞출 수 있는 대응 방안도 수립한다. 또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16명의 근로자를 추가 채용해 생산라인에 투입시키고, 자동화를 강화하는 등 생산 효율화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업 관계자는 “법을 준수해야 해서 주 52시간에 맞춰서 생산 운영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단 노조와 협의해서 진행하는 중”이라면서 “주말 특근에서 생산한 물량을 주ㆍ야간에 소화할 수 있는 생산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특근수당을 추가 인력배치에 활용해 고용 창출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인력에 대한 식대나 복리후생비 등이 함께 들어가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미 주 52시간 근무를 준수한 기업은 이를 지속 유지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은 지난 2013년부터 생산부서의 공정과정 2교대 근무를 주간 8시간, 야간 9시간에서 지난 2016년 주ㆍ야간 모두 8시간으로 전환했다. A조가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 B조가 오후 3시40분부터 다음날 새벽 12시20분까지 근무하는 방식이다. 사무직은 주간 8시간 근무한다. 이 같은 기아차의 근로시간 단축은 협력사들 역시 생산 패턴을 맞추면서 근로시간까지 함께 따라가는 효과로 이어졌다.
기아차 화성공장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여러 문제점을 그동안 꾸준히 보완해 왔다”며 “단축된 근무시간에 따라 줄어든 급여를 보전했고, 인력을 늘리거나 줄이는 일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6년 기준 도내 300인 이상 기업은 660여 개, 종사자 수는 56만 7천556명에 달한다. 이중 근무시간 단축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제조업은 148개 기업, 종사자 수 18만 4천313명에 이른다. 기존 주 68시간 근무시간에 맞춰 생산을 해오던 도내 제조업체를 포함한 중견ㆍ대기업은 지난 3월20일 공포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7월 이전까지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모두 조정해야 한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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