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육의 미래로 크는 꿈나무] 2. 여자 역도 ‘제2 장미란’ 박혜정(안산 선부중)

▲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서 3관왕에 오르며 여자 역도 ‘포스트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혜정(안산 선부중2).
▲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서 3관왕에 오르며 여자 역도 ‘포스트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혜정(안산 선부중2).

“장미란 언니처럼 세계 무대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지난 달 28일 충북 영동체육관에서 열린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역도 여중부 +75㎏급에서 부별신기록 1개와 대회신기록 1개를 세우며 대회 3관왕에 오른 박혜정(안산 선부중 2년)의 등장에 현장에 있던 역도 관계자들은 ‘제2의 장미란이 나왔다’면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장미란 이후 ‘스타 기근’에 목말랐던 여자 역도에 모처럼 대형 유망주가 등장한 것을 반긴 것이다.

 

이 대회 여중부 +75㎏급에서 박헤정은 인상 95㎏으로 우승한 후, 용상에서는 134㎏의 여중부 최고기록(종전 133㎏)을 작성하며 1위를 차지, 합계 229㎏의 대회신기록(종전 226㎏)으로 금메달을 추가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이날 박혜정의 기록은 모두 장미란이 중학시절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호기록이다.

 

박혜정의 역도 입문 과정도 남다르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16년 8월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장미란의 현역시절 경기모습을 보고 장래에 대한 꿈이 없었던 그는 부모와 상의 후 무작정 안산시체육회를 찾아가 역도를 하고싶다고 밝히면서 부터다.

 

안산 선부중에서 운동기능을 테스트 받고 역도 선수의 재능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박혜정은 본격 운동을 위해 9월말 선부중과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해 훈련을 시작했다. 이어 박헤정은 중학 1학년이 된 이듬해 4월 전국소년체전 경기도대표 선발전에 나가 1위를 차지했으나, 전국대회에서 자신보다 1㎏을 더 들은 다른 선수에게 출전권을 넘겨줘야 했다.

 

1개월 후인 지난해 5월 전국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용상과 합계서 금메달, 인상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그해 11월 경기도체육회 지원사업으로 보름간의 우즈베키스탄 전지훈련을 다녀온데 이어 동계훈련을 소화하며 기량이 부쩍 늘었다. 

그는 지난 3월 전국소년체전 대표 선발전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3관왕에 올라 경기도대표로 선발됐다. 또한 지난 5월초 전국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포스트 장미란’의 등장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소년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입지를 굳건히 했다.

▲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서 3관왕에 오르며 여자 역도 ‘포스트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은 중량급 기대주 박혜정(안산 선부중2).
▲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서 3관왕에 오르며 여자 역도 ‘포스트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은 중량급 기대주 박혜정(안산 선부중2).
신체조건이 장미란과 거의 비슷한 박헤정은 오히려 키가 173㎝로, 성인인 장미란(170㎝)보다 3㎝가 크며 아직도 성장을 하고 있다. 그는 기구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중량을 실패해도 바로 꺼리낌 없이 도전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실패하면 계속 훈련을 반복하는 탓에 부상을 우려, 코치가 만류할 정도다. 또한 항상 ‘긍정의 마인드’로 운동을 즐기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타고난 파워에 뛰어난 순발력을 갖춰 웬만한 남자 고교생들도 하기 힘든 200㎏의 ‘스쿼트’(바벨을 메고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 2세트를 거뜬히 해내고 있다.

 

조성현 선부중 코치는 “헤정이는 타고난 힘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기량이 나날이 늘고 있다. 부족한 상체훈련을 통해 인상 기록만 끌어 올리면 충분히 장미란을 능가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격도 외향적이어서 내면적인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기에 지도가 훨씬 수월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권식 감독ㆍ조성현 코치의 지도아래 여자역도 ‘기대주’를 넘어 ‘미래’로 성장하고 있는 박혜정은 청소년대표로 발탁돼 새로운 목표를 향해 힘차게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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