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정부와 필리핀 정부에서 각각 추진 중인 ‘신(新)남방정책’과 ‘국가비전 2040’ 간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회담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문 대통령 취임 후 한국을 방문하는 첫 아세안 국가 정상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이날 청와대에서 소규모 회담과 확대회담을 잇달아 열고 정무, 사회·문화, 경제·통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관계 발전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주변 4강(미·중·일·러) 수준으로 높인다는 ‘신남방정책’이 필리핀의 ‘국가비전 2040’ 실현에 기여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비전 2040’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오는 2040년까지 중·고소득국 진입, 국민의 건강한 삶, 빈곤 없는 중산층 사회와 신뢰사회 건설 등을 목표로 하는 ‘국가비전 2040’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필리핀의 발전소,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항 등 인프라 분야 발전에 우리 기업이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필리핀에 기술을 공유해 자동차, 금형기술 등 제조업 분야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양국 치안당국 간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필리핀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필리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두 정상은 양국의 상호 방문객이 200만 명을 넘어선 점을 평가하면서, 수교 70주년을 맞는 내년을 ‘한·필리핀 상호교류의 해’로 지정, 양국 간 인적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특히 한국이 필리핀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10억 달러로 확대키로 한 것을 환영하고, 한국 신남방정책의 대아세안 연계성 증진을 위한 4대 중점협력 분야인 교통·인프라, 에너지, 수자원 관리, ICT/스마트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교통, 경제통상, 재생에너지, 과학기술, 인프라 분야 협력에 대한 4건의 협력 약정(MOU) 및 1건의 협정 서명식이 개최됐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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