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에 유행처럼 번지는 ‘비비탄 총’ 불안하다… 사람 향해 무차별 발사 ‘피해 속출’

인천 거주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들 위험한 놀이 우려의 목소리
법규 위반 14세 미만에 버젓이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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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인천지역 한 대형마트 완구코너에 전시된 비비탄총에는 연령제한과 보안경 착용을 권하는 문구가 담겨 있다. 수습 윤혜연 기자

“요즘 아파트 단지 안 놀이터에서 초등학생들이 5~6명씩 몰려다니면서 비비탄총을 쏘더라고요. 혹시나 아이가 맞아 다칠까 걱정됩니다.”

인천 연수구에 살고 있는 A씨(34·여)는 비비탄총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그는 “서로 쏘기도 하고 무분별하게 아무곳에나 막 쏘기도 하던데 그러다 사람들 다치면 정말 큰일 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분명 부모가 사줬을텐데 그렇게 위험한 장난감을 왜 사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인천지역에서 에어소프트건, 이른바 비비탄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천지역 거주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비탄총을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해달라”거나 “요즘 비비탄총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늘었던데, 보안경을 쓰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아이가 초등학생들이 쏜 비비탄총에 눈 밑을 맞아 멍이 들었다”거나 “비비탄총으로 지나가는 사람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어 한소리했다”는 피해 사례도 많았다.

 

문제는 초등학생들이 쓰는 비비탄총 대부분이 청소년용이라는 데 있다.

대형마트에 전시된 비비탄총 제품 겉면에는 만 14세 이상 만 20세 미만이라는 연령고지와 함께 ‘반드시 보안경을 착용하라’고 돼 있다. 자칫 눈을 맞을 경우 실명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함께였다. 또 14세 미만 어린이에게 제품을 판매할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는 문구도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보안경을 같이 전시해두긴 했지만 함께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대부분 부모들이 사주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쓸지 여부는 우리가 알 수 없어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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