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정상회담 이후 유럽 철도여행 기대감 부풀어

▲ AKR20180607092151003_03_i

남북ㆍ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가운데 남북 고속철도와 유라시아 대륙철도 연계를 통한 부산~유럽 철도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오르고 있다.

 

13일 업계와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Organization for Cooperation of Railway)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의 찬성과 함께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이어 지난 12일 열린 북미정상회담도 양국 정상의 공동선언문 서명으로 순조롭게 이뤄져 남북경협 움직임과 함께 유럽행 열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국민이 북한 지역을 통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서울에서 북한ㆍ중국 국경까지는 이미 철도 연결이 예약돼 있다. 남북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경의선(서울~신의주) 현대화와 동해북부선 연결을 약속했다.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으나 북측 구간이 노후화돼 현대화가 필요하고, 동해북부선은 남측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됐다. 두 노선의 경협은 남북 열차 연결로 끝나지 않고 유라시아 대륙 철도까지 우리 열차가 운행할 수 있게 돼 중요하다.

 

경의선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통해 중국대륙철도(TCR)로 갈아탈 수 있다.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라진 선봉에서 중국 연변자치주 투먼(圖們)을 거쳐 만주횡단철도(TMR)로 가거나 러시아 하산을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넘어갈 수 있다.

 

남북 철도 노선을 거쳐 유럽 여행까지 한다면 여행 시간 등을 고려해 일반 열차보다 고속열차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대륙 전역에 걸쳐 고속철도 2만 1천㎞를 설치했고, 단둥에도 고속철도를 연결해 경의선 라인으로 남북 고속철도가 깔리면 고속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다. 단,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면 고속철도 전용 노선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대륙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도 무르익고 있다. 정부가 최근 정회원으로 가입한 OSJD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등의 운송과 관련한 제도와 운송협정을 마련하고 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국제기구다. 이번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OSJD가 관장하는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SMGS),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SMPS)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중요한 협약들을 다른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자격을 얻었다.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간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유라시아 대륙 열차를 타고 이동하려면 여러 국가를 통과해야 한다. OSJD에 가입되지 않으면 이들 개별 국가와 일일이 철도 이용과 관련한 협정을 맺어야 하지만 OSJD 가입으로 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 열차를 연결하거나 고속열차를 건설할지는 결국 북한의 의사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뜻이 중요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제 철도나 도로 연결 등 경협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 공동연구를 제안해 놓은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선이 연결ㆍ개량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며 “경협이 북한 땅에서 이뤄지는 만큼 북한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남북 간 대화를 통해 우선 과제를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