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지속가능한 발전"을 헌법에 담자

▲
헌법은 국가의 법체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최고법이자 근본 틀을 담았다는 의미에서는 기본법이다. 1987년 개헌 이래 30여 년 만에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제10차 헌법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여야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합의된 개헌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헌법개정안에 대한 동시 주민투표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더 나아가 지난 3월26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대해 국회 표결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여서 이에 대한 국민소환제 등의 책임을 묻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이하 ‘국회개헌특위 자문위’)는 헌법개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본인도 말석으로 참여한 바 있는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의 헌법개정안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빠지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같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공정하고도 중립적인 백년대계를 담은 제10차 헌법개정안을 마련함으로써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의 일부를 담당한 바 있다.

 

이제 6·1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국가의 기본틀인 헌법에 담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30여 년 만에 맞이한 헌법개정의 논의를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를 헌법개정안에 반드시 담아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우리 지구상에서 인류와 자연환경이 계속적으로 번영할 수 있도록 전 분야에서 미래세대를 고려해 적절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2015년 제70회 UN총회에서는 경제, 사회, 환경 등 전 분야에 걸쳐 2030년까지 인류사회가 추구하여야 할 비전과 지구공동체 번영의 지향점인 지속가능발전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를 채택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인류 공동의 목표로서 빈곤퇴치, 건강 및 웰빙, 양질의 교육, 성평등, 지속가능한 도시, 기후변화대응, 정의, 평화 등을 포함한 17개 분야, 169개 세부목표, 232개 지표설정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체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Korean-SDGs)의 수립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과 국회개헌특위 자문위 헌법개정안 모두 ‘지속가능한 발전’을 규정한 바가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헌법규범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각 분야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써서 미래세대에 대하여서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국형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문현 한국헌법학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