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해 준비한 <남북작가전>이 2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한반도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월전미술문화재단의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북한 인민예술가 선우영(1946~2009)과 정창모(1931~2010) 화백의 작품과 월전 정우성 화백의 작품 20여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평양 출생의 선우영 선생은 진채세화의 대가로, 1973년부터 북한 미술 분야 최고의 집단창작 단체인 ‘만수대창작사’에서 조선화를 그렸다. 1989년 공훈예술가와 1992년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았으며, 그의 작품 60여점은 북한의 국보로 지정돼 있다.
정창모 선생는 1963년 평양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평양교원대학의 교원 생활을 하며 조선미술가동맹 현역미술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66년 제9차 국가미술전람회에 ‘북만의 봄’을 출품하며 북한 미술계에서 인정을 받게 됐고, 2005년과 2006년 중국 ‘베이징 국제미술전’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았다.
장우성 선생은 이당 김은호의 제자로 채색 공필 화법을 배우고 일제 강점기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했다. 해방 이후에는 한국 전통 수묵화의 발전을 도모하며 수묵의 사의성이 강조된 신문인화 운동을 이끌어 현대적이며 한국적인 수묵화를 창조했다.
전시에서는 선우영과 정창모 선생의 작품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수려하고 깊은 진채색체의 기법으로 그려진 백두 호랑이를 비롯한 금강산, 묘향산 등 북한의 절경들이 화폭 속에 담겨 있다.
아울러 장우성 선생의 작품도 전시된다. 유관순 초상화, 삼팔선의 봄, 매화병풍 등 주옥같은 작품들과 정통초상화기법으로 그려진 이순신장군, 권율장군, 강감찬 장군 등의 뛰어난 수작들을 전시한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관계자는 “원래 지난해 미국에서 한미동맹과 한반도평화를 기원하며 준비했던 전시였는데, 당시 북한에서 송환된 오토 윔비어군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열리지 못했었다”면서 “이번 전시가 분단 70여년만에 해빙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한반도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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