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신작들의 공세를 뚫고 꾸준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형 시리즈물 '탐정: 리턴즈'가 24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이언희 감독은 역대 여성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가운데 흥행 2위 기록을 보유한 주인공이 됐다.
'탐정: 리턴즈'는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탐정사무소를 개업,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범죄추리극.
지난 13일 개봉해 꺼지지 않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탐정: 리턴즈'가 29일 오후 1시 243만 8,854명을 동원하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404만)에 이어 역대 여성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이는 강력한 스릴러와 묵직한 메시지로 "원작 소설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았던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 243만)의 스코어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언희 감독이 연출한 '탐정: 리턴즈'의 이러한 성과는 한국 영화계에 간만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7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총제작비 10억 이상이거나 최대 스크린 수 100개 이상인 영화 중 여성 감독이 연출한 상업영화는 6.8%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탐정: 리턴즈'의 흥행 소식은 남성 감독 위주의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에 균열을 낸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이언희 감독은 '어깨너머의 연인'(2007), '미씽: 사라진 여자'(2016) 등의 전작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고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뒤이어 '탐정: 리턴즈'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력까지 겸비한 감독으로 등극하게 된 것.
이언희 감독은 지난 인터뷰를 통해 "여성 감독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상업영화를 함으로써 여성 감독에게 붙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워지고 '이 감독은 다양한 영화를 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기게 하고 싶다"고 전한 바 있어 그녀가 연출한 '탐정: 리턴즈'의 흥행이 더욱 눈길을 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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