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원초적인 욕망이 가장 큰 죄악으로 나타나기에 사람들은 사고능력이 발달하면서부터 욕망의 조절과 사회질서를 위해 종교와 문화의 전파에서 오욕락의 절제된 가르침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계초심학입문(誡初心學入文)이라는 수행자의 첫 공부입문서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재물과 성욕 또한 본능적인 쾌락의 재앙은 독사의 독보다 무서우니 자신의 몸을 잘 살피고 어떤 잘못이 있는 줄 알아서 언제나 조심하고 멀리해야 하느니라. 또 아무런 볼일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의 방이나 처소에 드나들지 말며 다른 사람의 일을 억지로 알려고 하지마라.’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파괴하는 데는 재물과 음욕만 한 게 없어 보인다. 무릇 재색은 인간 생활에 필요불가결한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너무 과하거나 집착하면 도리어 화(禍)가 되었음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관리나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분들은 더욱 엄격하게 곧은 잣대가 되어 왔다. 뇌물이나 축재 그리고 성 문란은 늘 부정과 악을 동반한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 개인의 파멸은 물론 결국에는 가정과 나라를 망치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재물과 음욕의 화는 독사보다도 무섭다는 재색지화 심어독사(財色之禍 甚於毒蛇)는 수행자 뿐 아니라 일반 서민 또한 똑같이 적용된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우적가라는 향가를 들어보며 마음을 다스리자.
옛날 신라 원성왕(元聖王) 때 영재 스님이 도적의 무리를 만났는데 도적떼들은 스님에게 가지고 있는 금품을 내 놓으라고 했다. 그러자 영재스님께서는 짊어지고 있던 걸망을 가지라는 듯이 던져 주었다. 그러자 당당한 스님의 얼굴빛과 태도에 놀란 두목이 스님의 법명을 물음에 영재스님임을 알고 시 한수를 청했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제 마음의 참모습을 모르던 날을 멀리 지나 보내고 이제는 숨어서 가고자 한다. 오직 그릇된 도둑떼를 만나 두려움에 다시 또 돌아가겠는가? 이 흉기를 받고 나면 좋은 날이 고대 새리라 기뻐하였더니 아아, 오직 요만한 선업(善業)은 새집이 안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적가(遇賊歌)라는 향가다.
그런데 이 시를 들은 도적들은 시를 들은 보답으로 그들이 약탈했던 재물 모두를 스님에게 바쳤다. 그러자 영재스님은 도적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이 보기에는 이것이 보물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모두 지옥감일뿐이니, 그대들이 이것 때문에 계속 도적질을 한다면 살아서는 감옥을 갈 것이고 죽어서는 지옥을 가게 될 것이요. 그러니 그 해가 어찌 독사의 독보다 심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하고 그 재물을 거절했다.
그러자 그 도적들은 크게 감동을 하여 스님의 뒤를 따라서 제자가 됐다고 한다.
선일 스님 법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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