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전시대응태세를 점검하는 최대 규모 훈련인 을지연습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전시 훈련을 자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한 브리핑에서 “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유예돼 올해 6월에 계획됐던 태극연습을 후반기에 시행하기로 했다”며 “올해 연습은 10월 말 계획된 호국훈련과 연계해 훈련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극연습은 한국군 단독 전구급 지휘소 연습이다. 부대 지휘관과 참모, 통신요원 등이 가상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지휘소 이동, 운영 능력 등에 숙달한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합동참모본부가 주도하고 군단급 이상 작전부대가 참여한다. 합참은 평시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이후 작전수행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시작했다.
한미 당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미 대화가 진행되면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한미 연합훈련을 잠정 유예했다.
8월 열릴 예정이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신호탄으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도 무기한 연기됐다. 정부는 UFG 연습 중 국가비상사태 때 전시 업무 수행절차를 숙달하는 비상대비 훈련인 을지연습도 올해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매년 5~6월에 실시하던 태극연습을 9월 중 실시하고 실제 대규모 병력이 움직이는 호국훈련을 연계해 실시하기로 했다.
호국훈련은 합참 단독의 한국군 실기동훈련(FTX)으로 국지도발에 이은 전시전환과 전면전을 고려한 상황까지 감안해 대규모 병력이 투입된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으로 연합 방위태세가 약화될 것을 우려해 잠정 연기했던 태극연습의 훈련 기간을 늘리고, 한국군 단독의 육·해·공군 합동훈련인 호국훈련을 강화하면서 훈련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우리 군은 연중 계획된 단독훈련들을 계획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연합훈련은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국방부는 항시 전비 태세를 확고히 갖춰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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