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문재인 성공? 김진표 경제당이 답이다

경제∙일자리 최악 추락 계속
文 대통령, 일자리에 모두 걸어
黨도 경제 전문가가 맡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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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말한다.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뛰겠다.” 그런데 믿음이 안 간다. 다른 생각이 있는 듯 보인다. ‘사실은, 우리 계파를 위해 뛰겠다’ ‘사실은, 후년 총선에서 힘 좀 써보려 한다’ ‘사실은,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자리다. 그럴 수도 있다. 계파 수장, 총선 공천권, 대통령 야망이 다 품을 법한 욕심이다. 정치의 목표가 어차피 권력 잡는 거 아닌가. 단지 그 구호가 우습다는 거다. ‘문재인 성공’은 무슨….

보수가 지방 선거에서 졌다. 져도 참담하게 졌다. 그 패인을 알 만한 유권자는 다 안다. 감옥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이다. 국정 농단, 측근 비리, 대기업 뇌물, 국정원 침탈, 부당 인사…여기에 필설로 다 못할 추문까지 있다. 권력이 가질 온갖 오명을 다 쓰고 있다. 그런 오명에 대한 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7년 3월10일, 탄핵일에 맞춰진 분노의 초침이 1초도 움직이지 않았다. 지방선거의 민주당 압승과 보수 궤멸이 그 증명이다.

문재인 성공의 조건도 그 속에 있다. 도덕성에서 이긴다. 영흥도에서 낚싯배가 뒤집혀 15명이 사망했다. 제천 스포츠 센터에서 불이나 29명이 사망했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는 탄핵되지 않았다. 304명이 사망한 ‘박근혜 세월호 사고’가 있어서다. 청와대도 엮여 든 드루킹 댓글 사건이 터졌다. 유권자가 꿈쩍도 안 했다. 국정원이 주도한 ‘이명박 댓글 사건’이 있어서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의 비교, 이건 문재인 정부에게 슬픈 ‘축복’이다.

그런데 아닌 게 하나 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고용 실적이 낙제로 나왔다. 청년 실업률 9.9%, 전체 실업자 수 102만8천명이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를 다 포함해 최악이다. 취업자 숫자는 2017년 10, 11, 12월 3개월 연속 20만명대다. 2010년 3월 이후 최악이다. 역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보다 나쁘다. 최악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10.5%로 여전히 추락하고 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 비교하고 싶지 않을 유일한 분야가 이거다.

누가 말했다. “다 깽판 쳐도 남북 관계만 성공하면 된다.” 지금 청년들은 말한다. “다 깽판 쳐도 일자리만 만들어주면 된다.” 이게 민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유일한 실패 가능성도 여기에 존재한다. 문 대통령이 비상을 걸었다. 청와대 경제ㆍ일자리 수석을 경질했다. 경제팀을 향해 서슬 퍼런 경고를 던졌다. 재판 중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 부탁’을 했다. 정경유착 비난을 각오하며 손을 내밀었다. 대통령의 속이 타들어가는 중이다.

이쯤 되면 모두가 달라붙어야 한다. ‘문재인 성공’을 바라는 집단이라면 그래야 한다. 그런데 당(黨)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신임 대표 경선판이 딴 세상이다. 온통 정치, 계파, 대권 타령이다. 경제를 챙기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치 놀음에 빠져들고, 거친 말로 파국 부르고, 대권 행세로 레임덕 부를 인물만 득실거린다. 누가 봐도 ‘문재인 성공’이 아니라 ‘문재인 실패’ ‘문재인 무력화’로 이끌 인물들이다. 아닌가. 훤히 보이는데….

대통령을 성공시킬 당 대표에는 조건이 있다. 김동연 경제팀에 칼을 댈 수 있어야 한다. 미ㆍ거시 경제학으로 무장한 당 대표다. 노사간 최저임금 투쟁에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 기업경영학으로 무장한 당 대표다. 미국 금리 인상의 파급률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국제 경제학으로 무장한 당 대표다. 민주당에 지금 필요한 건 이런 능력을 비교하고 토론하는 경선판이다. 그런데 없다. 해묵은 계파 논리, 지역과 엮인 대권 논리만 있다.

공식은 간단하다. ‘문재인 성공은 경제에 달렸다→그 경제를 위해서는 당의 힘이 필요하다→정치를 쏙 뺀 경제당으로 태어나야 한다→그래야 문재인 성공을 돕는 당이 된다.’ 많은 국회의원들도 동의한다. 그런데 말을 하지는 못한다. 상석에 자리 튼 좌장들이 무섭긴 한가 보다. ‘그래서, 김진표를 찍겠다는 거냐’는 반격이 두려운 거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걸 모른다. 지금 경제당 안 되면 2년 뒤 본인들부터 실직하게 될 거란 사실이다.

어떤 시장이 김진표를 지지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등골이 서늘하다는 대통령 말을 당이 못 알아 먹는다. 우리는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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