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센서·V2X 기술 달고 자율주행차 시대 선두 질주"
“앞으로 2022년, 2023년쯤이면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게 될 것입니다. 특히 도로를 주행하는 자율주행 차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V2X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대폭 감소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자율주행차 라이다(LiDAR)센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정종택 ㈜카네비컴 대표이사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국내 소개될 때 대부분 업체가 해외에서 센서를 수입해 국내 도로환경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과 달리, 원천기술 개발 자체에 주목했다. 국내에는 관련 산업이 없어 많은 사람이 우려했으나 기술 개발에 주력한 정 대표는 마침내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정 대표의 ㈜카네비컴이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주변에 레이저 빔을 발사한 후 반사되는 것을 감지해 차량 주변의 물체를 인식, 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라이다(LiDAR) 센서 원천기술이다. 두 번째는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에서 최대 27Mbps급 전송속도를 지원하며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간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웨이브(WAVE) 통신을 이용한 V2X 기술이다. 정 대표는 이 두 핵심기술과 기존의 레이더와 카메라를 융합하면 자율주행차의 꿈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포 해양대학교를 졸업한 정 대표는 과거 대형 선박 기관사로 근무하며 엔지니어로서의 전기, 전자 기술을 익혔으며, 배에서 내린 후 인천 서구 오류동의 자동차 전장 회사에 입사하여 자동차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인천 부평에 ㈜카네비컴 법인을 설립해 자동차 전장품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벤츠, 현대모비스, 롯데렌터카 등을 주 거래처로 한 사업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자사 제품의 유럽 판매를 위한 지사를 설립하였고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에 R&D 센터를 신축하는 등 명실상부한 전장업체로서의 기반을 다진 상태다.
정 대표는 “라이다. 센서를 자동차뿐 아니라 바다에서 운항하는 선박에도 적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자율주행의 핵심 원천기술로 꼽히는 라이다(LiDAR)센서에 대해 소개해달라
A. 미국에서 이 센서 1개당 1천700만원 수준으로 판매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센서를 자체 개발해 원가를 대폭 낮추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개발 중이다. 센서의 핵심은 광학(光學)이며 내부는 전자부품과 관련 소프트웨어로 이뤄졌다. 이 라이다센서 원천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일부 업체만 보유 중이며 국내에서는 ㈜카네비컴이 유일하다. 우리 라이다센서는 독자 개발한 광학계를 이용한 구조로 해외의 센서와 전혀 다른 구조이므로 이른바 ‘카피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국내 많은 업체와 연구소, 대학 등에 자율주행차 연구 붐이 일었다. 그런데 각 기관은 해외로부터 센서를 수입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더라. 그래서 저는 원천기술 개발에 주목했고, 지난 2014년 전자부품연구원에서 핵심기술을 이전받은 이후 연구를 거듭한 끝에 세계적 수준의 라이다센서를 개발하게 됐다.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120억원 상당의 정부 연구과제를 수주하는 성과도 이뤘다.
Q.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은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은데 당장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주행할 수 있나?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당장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다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최우선적으로 우리 사회가 자율주행치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자율주행 센서가 매우 비싸서 상용화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각종 규제와 보험문제, 사람들의 관습, 도로 인프라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라이다센서를 이용한 자율주행 차량의 보급 시점은 국내외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상용화에 나서는 약 2022년~2023년쯤 되지 않을까. 이 시기쯤 되면 고속도로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자율주행 3단계(레벨 3)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Q. 라이다센서는 활용 폭이 클 것 같다. 자동차 이외 분야로 확장할 계획인가.
A. 라이다센서는 모든 이동체에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 분야가 가장 큰 시장이며 산업용 기기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용에는 생산설비, 이동체, 로봇, 드론 등이 해당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육상을 넘어 해상 분야에 라이다 센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분야는 10m, 자동차는 약 150m 정도의 감지 거리면 사용하는 데 문제없다. 선박의 경우 선박의 길이와 운항 특성상 300m에서 1㎞까지 감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선행 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고 앞으로 장기과제로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Q. 자율주행의 또 다른 핵심기술인 웨이브(WAVE) 통신을 이용한 V2X 기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웨이브는 V2X 시스템을 위한 하나의 통신 표준 기술이라 이해하면 된다.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에서 최대 27Mbps 급 전송속도를 지원하며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간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V2X 기술은 각각 차량 간의 통신서비스인 V2V, 차량과 도로 구조물과의 통신서비스인 V2I로 나눌 수 있다. 이 기술들을 자율주행에 적용할 수 있는데 우선 V2V서비스를 적용하면 차량 추돌 방지를 지원한다. 차량 위험상황이나 저속차량에 의한 차량 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이를 자율주행차량에 통보해 2차 사고를 예방하게 한다. 또 긴급차량의 구난·구조현장 도착시각 단축을 위해 긴급차량 주행상황을 전방의 차들에 전달하게 된다. 아울러 도로 주행차량의 고장·사고발생으로 야기되는 차량 직접사고 및 2차 사고를 예방하게 된다. V2I 서비스를 적용하면 도로상태에 대한 정보를 받게 되는데 우선 도로위험구간에 대한 정보를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잠재적 위험 및 실시간 돌발상황에 대해 전방상황 정보 및 안전운행 정보를 받게 된다. 또 차량 주행에 위험을 끼치는 노면상태나 기상 관련 상황정보 및 안전운행 정보를 받게 된다. 아울러 도로의 각종 작업 상황(공사, 청소 등)에 대한 상황을 전달해 안전운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여기에 대해 위치기반의 교통정보를 도로 주행 차량 단말기에 제공하게 된다. 현재 ㈜카네비컴에서는 국토부 과제로 스마트 자율협력 주행 도로시스템 개발과, 산자부 과제인 한-이탈리아 기술교류를 통한 유럽형 ITS-G5 개발의 단말기 파트를 담당하는 등 기술 개발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대학교와 자율주행차 V2X 통신 산·학 공동 연구협약을 체결해 WAVE 통신 기반 주변차량 및 인프라 정보 송수신 시스템 제공을 위한 연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오랫동안 신성장산업 기술개발에 힘써왔는데,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관심이 기업을 성장하게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항제철을 세우는 등 중화학공업에 많은 투자를 하여 성과를 이루었고 그 결과가 3만불 시대의 토대가 되었다. 지금의 4차산업 시대에도 이러한 투자 개발은 필요하다. 기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한다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다. 기업이 기술개발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대담/한동헌 인천본사 경제부장
정리/양광범기자
사진/송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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