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갑질논란에 휘말린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이 처음으로 공동집회를 열어 총수일가 경영 일선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두 항공사 직원연대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함께가자 갑질 격파 문화재’를 개최했다. 지난 6일과 8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주최한 촛불집회에 대한항공 직원 일부가 참석해 지지발언을 한 적은 있지만, 집회를 공동으로 주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는 조직문화가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확인됐다”며 “양 항공사 총수일가가 경영에서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거 ‘땅콩 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직원연대 대표 자격으로 발언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박사무장은 “두 회사 직원연대가 함께 할 수 있어 마음 깊이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며 “사람이 먼저라고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의 제일 큰 어른으로서 두 항공사 직원들의 고충과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한마디 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항공사 직원들 대다수가 촛불을 들었으며, 일부 직원들은 신원 노출을 우려해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고 거리에 나섰다.
주최 측은 집회에 직원 3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두 회사 정상화와 총수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편지를 써 종이비행기로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위법 사항이 드러나 조 회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내홍을 겪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최근 기내식 사태 이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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