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가축도 ‘헉헉’… 폭염 피해 확산

43개 농가서 6만7천마리 폐사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 속출
어린이집 차량 방치 여아 사망 경찰, 업무상 과실치사혐의 조사

▲ 전국적으로 가마솥 찜통더위가 일주일 이상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지쳐가고 있다. 18일 오후 수원시 장안공원 그늘에서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눕거나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 전국적으로 가마솥 찜통더위가 일주일 이상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지쳐가고 있다. 18일 오후 수원시 장안공원 그늘에서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눕거나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경기도내 가축이 대량으로 폐사하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무더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7시간 동안 방치돼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는 등 폭염철 어린이 차량 방치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지난 5월2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도내 43개 농가에서 총 6만 7천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가축별로 보면 닭이 5만 6천900여 마리(24개 농가)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메추리 1만여 마리(2개 농가), 돼지 185마리(17개 농가)가 뒤를 이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까지 집계된 도내 온열질환자 피해자 수는 총 78명(열사병 19명ㆍ열탈진 40명ㆍ열경련 9명ㆍ열실신 5명ㆍ기타 5명)으로 이중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전 양평에서 풀을 뽑던 A씨(86ㆍ여)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17일 오후에는 동두천의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7시간 동안 방치된 B양(5ㆍ여)이 사망했다.

 

특히 B양 사고는 어린이집 관계자가 B양이 통학차량에 남은 것을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人災)로, 폭염철을 맞아 어린이 차량 방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4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는 어린이 통학차량 내부의 맨 뒤에 버튼을 설치, 운전자가 직접 차량의 맨 뒤까지 가서 이 버튼을 누르지 않고 시동을 끄면 경고음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경찰 역시 B양 사고와 관련,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19일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를 대상으로 B양을 미처 챙기지 못한 이유와 7시간이 지난 후에야 부모에게 연락한 경위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폭염으로 인해 냉방기기 사용도 늘어 도내 전력 사용량도 급증했다.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최대 전력이 1천222만 7천㎾에 도달,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여름철 최대 전력 기록 경신은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로, 앞서 지난 16일 오후 3시에 최대 전력 1천214만 8천㎾를 기록해 종전 기록(지난해 8월7일 오후 3시 기준 1천205만㎾)을 넘어선 바 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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