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지원 신안군 1년간 105억·경기도는 10년간 1억4천

시설 자동화 등 관련사업 활발
태안도 ‘송화소금’으로 고급화
道, 특색있는 생존 전략 필요

60년 전통의 경기도 염전 폐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본보 7월16일자 1면) 다른 지역의 염전들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특화 소금’을 개발해 위기에 대응, 경기도 역시 지자체 차원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2일 해양수산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97년 외국산 소금 수입을 개방해 매년 대량의 천일염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국내 생산량(30만 9천t)의 10배가 넘는 372만 9천t에 달하는 천일염이 수입돼 국내에 유통됐다.

 

이처럼 값싼 천일염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소금 공급이 크게 증가, 국산 천일염의 산지 가격은 지난 2012년 ㎏당 391원에서 지난해 절반 이하인 180원까지 떨어졌다. 수요가 없어 소금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데 재고는 쌓여만 가자 도내 염전들이 천일염 생산을 중단하는 등 폐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화성의 염전 15곳 중 7곳이 천일염 생산을 중단했고, 안산 대부도의 염전 역시 단 한 곳만 남아 천일염을 생산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의 신안과 충남의 태안 소재 염전들은 ‘특화 소금’을 앞세워 국내 천일염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국내 천일염 생산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신안은 ‘소금의 도시’답게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 신안 천일염을 국내 대표 상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0년부터 염전 관련 지원사업을 활발히 펼친 신안군은 지난해에도 105억 8천만 원(국비 포함)의 예산을 투입해 ▲염전시설 개선 ▲장기저장시설 설치 ▲염전취수용배관 설치 ▲천일염 생산시설 자동화 등 염전 지원사업에 앞장섰다. 또 신안 염전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해 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 신안 천일염 생산량은 지난 2015년(23만 6천t)부터 지난해(20만 5천t)까지 13.4%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태안의 경우 염전 주변의 소나무에서 날아오는 송진가루가 들어간 ‘송화소금’이라는 특성화 브랜드를 개발, 일반 소금보다 20배가량 비싼 ‘고급화 전략’으로 천일염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도가 시행한 염전 지원사업은 2016년(5천500만 원)과 올해(8천500만 원) 단 2번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별다른 지원과 특성화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도내 염전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며 연이어 폐업, 최근 3년간 도내 천일염 생산량은 30.9%(2015년 3천730t → 지난해 2천576t)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정갑훈 대한염업조합 전 이사는 “경기도와 달리 다른 지역의 염전들은 지자체의 지원 속에 각자의 생존전략을 수립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경기도 역시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을 통해 특색을 가진 사업 모델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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