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도시공사와 호남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인천 서구 마전동·원당동·불로동 일원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 유적 126기와 원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무덤 유구 250여 기를 확인했다. 유적은 신도시 사업부지 중앙에 있는 배매산(해발 123m) 남쪽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이 가운데 고려시대 석곽묘 한곳에서 보존 상태가 양호한 참외 모양 청자 주전자와 청자 잔, 접시, 잔탁, 그릇이 한꺼번에 나왔다. 조사단은 “도자기 원료가 되는 흙인 태토와 기법으로 볼 때 동시에 만든 것 같다”며 “철분이 거의 없는 정선된 흙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닥면을 동그랗게 깎아낸 흔적이 작고 고온에 잘 견디는 내화토 받침을 이용해 만들었다”며 “12세기 전반에 청자를 많이 생산한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청자 다기 일체가 나온 석곽묘에서 남쪽 150m에 있는 또 다른 고려시대 석곽묘에서도 청자 잔, 병, 잔탁, 청동촛대가 출토됐다. 또 고려 토광묘 중 두 곳에서는 청자병, 잔탁, 그릇, 접시와 함께 중국 송대에 제작한 동전들인 황송통보, 대관통보, 소흥원보가 나왔다.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대부분 구릉과 경사지에 조성됐다. 주거지 내부에서는 불을 사용한 화덕 자리와 기둥 구멍, 벽도랑, 저장 구멍이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일대는 이번 조사를 포함해 청동기시대 주거지 500여 기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당시 한반도 중서부 생활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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